이스라엘과 이란이 충돌한 이후 이란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일부 선박 보험료가 60%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보험사 마시앤드맥레넌은 이란과 아라비아반도 사이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 등 걸프 지역을 지나는 일부 선박 보험료율이 0.125%에서 약 0.2%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1억달러 가치인 선박 보험료가 기존 12만5000달러에서 20만달러로 증가했다는 뜻이다. 원화로 1억원 넘게 급증한 셈이다. 이 금융 상품은 화물 등을 제외하고 선박 자체가 받을 피해를 보장하는 보험이다. 마커스 베이커 마시앤드맥레넌 해상 및 화물 보험 부문 글로벌책임자는 “아직 선박을 향해 미사일이 발사된 적은 없지만 시장에서는 해당 지역 해상 운송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향후 보험료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는 선박은 전자파 방해,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 이스라엘과 이란 관계 악화 등 다양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지난 17일에는 노르웨이 선사 프런트라인 소유의 대형 유조선 프런트이글호와 소형 유조선 아달린호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충돌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프런트이글호가 사고 직전 아달린호를 향해 방향을 틀다가 부딪친 점 등을 고려할 때 위성항법장치(GPS) 교란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커 책임자는 “일부 보험사가 위험 증가를 이유로 해당 지역에 보험 제공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