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 사퇴 기자회견서 의견 밝혀
“질서 있는 퇴진으로 시간 벌어야
조기대선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
한 전 대표, 尹과 업무 스타일 비슷”
누구도 예상치 못한 비상계엄 이후 지난 6개월 간 국민의힘은 이끈 권성동 원내대표가 12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은 위법한 것이었고, 정치적으로도 대단히 잘못된 행태였다”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지금도 왜 계엄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우리 당의 경쟁력 있는 대권 후보가 없었고 (당시) 윤석열 총장을 영입해서 정권교체를 이룬 점에 대해서는 전혀 후회하는 바가 없고, 그게 최선이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을 국민의힘 후보로 내세운 당시를 회고했을 때 어쩔 수 없는 영입이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다만 윤 전 대통령이 당과 일체 상의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점에 있어서는 정말 잘못된 것이고 그것이 최대의 패착이었다”고 평가했다.
탄핵 국면에서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긋지 못한 점에 대해 후회는 없느냐는 물음에는 “당 국회의원 다수가 조기탄핵에는 반대를 했고,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통해 시간을 벌어야만 조기대선에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과거 박근혜 탄핵을 거치며 당이 분열했고 그 상처가 아직도 남아 있다”고 했다.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 실패에 대해서는 “한덕수 후보가 당원들의 동의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며 “당시 단일화가 최대 과제였고, 김문수 후보도 수십차례 단일화를 약속했었다”고 했다. 이어 경선이 끝난 뒤에 뒤늦게 단일화를 추진한 부분에 대해서 “경선과정에서부터 참여하라는 권유를 여러 경로로 한 전 총리 측에 했었다”면서 “경선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참가한 후보들로 간다고 했는데, 단일화 여론이 계속 갔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선에서 결국 패배한 것은 하나로 뭉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우리는 훨씬 훌륭한 김문수 후보를 내세우고도 분열과 반목을 거듭하다 패배했다”면서 “평소 정치적 이견이 있다 하더라도 선거하는 동안에는 단일대오를 만들었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캐릭터나 업무 스타일이 비슷한 점이 많이 있다고 평가했다. 권 원내대표는 한동훈 전 대표와 친한(한동훈)계에 대해 평가해 달라는 질문을 받고는 “한동훈 전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이십 수 년 간 모셨다. 불가분의 관계다”라고 잘라말했다. 이어 “오늘날 정치인 한동훈은 윤 전 대통령과 뗄 수 없는 관계고 윤 전 대통령이 없었다면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제가 보기엔 두 분 캐릭터나 업무 스타일이 비슷한 점이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전 대표께서 조금 더 소통하고 당 의사조율을 통해 타협하는 자세를 배운다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는 당 혁신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다. 권 원내대표는 “가업을 이어받을 때 자산과 부채가 함께 승계되듯 정당도 마찬가지”라면서 “제1야당으로서의 자산이 있으면 윤석열이라는 부채도 있는 것이고 어느 하나만 취사선택 할 순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만 취하자는 건 기회주의이자 분파주의”라면서 “김문수 전 후보의 요청으로 계파불용 원칙을 당헌에 넣은 것도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각오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