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압박과 반도체 수급난, 미래 차 생태계 흔드는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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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라는 거대한 구조적 도전에 직면했다. 완성차 제조사들은 시장 내 가격 경쟁 격화로 최종 인도 가격을 낮춰야 하는 동시에, 업스트림(상류) 공급망의 단가 급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상하방의 이중 압박(Double Squeeze)을 겪고 있다.

원가 압박의 여파는 주요 완성차 기업들의 실적 낙폭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특히 세계 최대 친환경차 시장인 중국에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중국 승용차 시장의 상반기 소매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급감한 가운데, 창안자동차의 상반기 순이익이 약 60% 급락하고 광치그룹과 세레스(Seres) 등이 수십억 위안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거나 적자 전환했다.

AI 데이터센터
AI 데이터센터

이들 기업은 실적 악화의 핵심 요인으로 일제히 원자재 및 부품 가격의 상승을 꼽았다. 리튬 등 배터리 소재 외에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폭발로 인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에 탑재되는 성숙 공정 기반의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한 점이 결정타였다. 일부 고가 모델의 경우 차량당 물량 원가가 최대 1만 위안(약 190만 원)가량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공급망 불안과 IT 기술 고도화는 완성차 업계의 반도체 확보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가 사실상 '바퀴 달린 컴퓨터'로 진화하면서 과거 내연기관차 한 대당 200~300개에 불과하던 반도체 수요는 전기차 1000여 개, 레벨3 이상 자율주행차 2000여 개 이상으로 폭증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의 본격화로 데이터 처리 공간이 커지면서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매년 평균 11% 이상 급성장할 전망이다.

(부에나파크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부에나파크의 테슬라 유통점 앞에 모델Y가 주차돼 있다. (자료사진) 2026.1.28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부에나파크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부에나파크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부에나파크의 테슬라 유통점 앞에 모델Y가 주차돼 있다. (자료사진) 2026.1.28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부에나파크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은 기존의 단기 조달 방식을 버리고 장기 공급망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과 수년 단위의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장기 공급 협약을 맺고 물량 선점에 나섰다. 중국의 니오(NIO)와 샤오펑은 한 발 더 나아가 자율주행용 시스템온칩(SoC)을 자체 개발해 양산차에 적용하는 등 반도체 내재화 전략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독주하고 중국 기업들이 선전하는 배경에도 이러한 IT 기술력과 공급망 장악력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요 둔화와 원가 상승이 겹친 무한 경쟁 환경 속에서 완성차 기업의 생존은 핵심 부품의 안정적 확보와 원가 통제력에 달려 있다. 부품 공용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공급망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분산하는 기업만이 미래 차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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