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3.7원 오른 1467.8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기준)를 마쳤다. 이날 하루 상승폭은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 3월 20일(42.2원 상승)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컸다.
4일 원-달러 환율은 3일 대비 32.9원 하락하며 빠르게 안정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하지만 7일 하루 만에 33.7원 오르면서 4일의 하락분까지 모두 상쇄해버렸다. 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 방침에 대해 ‘보복 관세 34%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점이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원화는 기축통화인 미 달러보다 리스크가 높은 자산으로 분류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의 가치를 뜻하는 ‘달러인덱스’도 전 거래일보다 0.64% 오른 102.54를 기록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중국의 대(對) 미국 보복 관세에서 비롯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우고 있다”며 “(관세 전쟁이) 전 세계 경기침체를 낳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심화시키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엔화 가치가 급등하고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엔화를 낮은 금리로 빌려 수익률이 높은 다른 국가 자산에 투자하는 ‘앤케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에도 미 고용지표 충격, 일본은행(BOJ)의 예기치 않은 금리 인상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엔화 약세에 베팅한 투기 자금이 대규모로 청산된 바 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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