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메시”

1 day ago 4

아르헨 팬들, 축구의 신 향해 ‘위로의 응원가’
39세 메시의 라스트 댄스, 눈물과 함께 끝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20일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에서 패한 뒤 시상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스트러더퍼드=AP 뉴시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20일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에서 패한 뒤 시상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스트러더퍼드=AP 뉴시스
뜨거운 눈물이 상기된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간절히 원했던 우승에 실패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의 목에는 금메달 대신 은메달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메시를 위로하는 아르헨티나 관중의 응원가는 멈추지 않았다. 한참 동안 관중석을 바라보던 메시는 박수를 치며 관중에게 고마움을 전한 뒤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메시는 20일 스페인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39세 25일의 나이로 선발 출전해 월드컵 결승 무대를 밟은 역대 최고령 필드플레이어가 됐다. 하지만 스페인의 촘촘한 수비를 뚫어내지 못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날 메시는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단 한 차례도 공을 잡지 못했다. 그는 연장 후반 12분에야 첫 슈팅을 시도했다. 이는 아르헨티나의 이날 경기 첫 슈팅이기도 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추가시간 미드필더 엔소 페르난데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놓였다. 메시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공격의 활로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르헨티나는 단 2개의 슈팅에 그치며 0-1로 패했다.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잇따른 선방(세이브 11개)이 없었다면 20개의 슈팅을 퍼부은 스페인에 대량 실점할 수도 있었다. 영국 가디언은 “결승전에 나선 아르헨티나는 대회 내내 우리가 봐왔던 팀이 아니었다. 그들에겐 동화 같은 이야기를 쓸 기회였지만, 결국 비참한 결말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스페인의 라민 야말(19번)과 포옹을 나누는 리오넬 메시. 이스트러더퍼드=AP 뉴시스

스페인의 라민 야말(19번)과 포옹을 나누는 리오넬 메시. 이스트러더퍼드=AP 뉴시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며 주저앉아 있던 메시를 위로한 선수는 스페인의 19세 ‘초신성’ 라민 야말이었다. 19년 전 FC 바르셀로나(바르사·스페인) 소속이던 메시는 바르셀로나 지역 주민과 함께 달력에 실을 사진을 찍는 행사에서 생후 5개월 된 야말의 몸을 씻겼다. 이날 결승전이 끝난 뒤엔 바르사의 새로운 에이스이자 월드컵 우승팀 멤버인 야말이 메시를 다독였다.

아르헨티나가 대회 2연패에 실패하면서 메시도 개인 통산 세 번째 골든볼을 받지 못했다. 또 이날 무득점에 그쳐 8골로 대회를 마감하면서 10골을 넣은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에게 골든부트도 내줬다. 메시는 2개 부문 모두 2위에 해당하는 실버볼과 실버부트를 받았다.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39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아르헨티나가 위기에 몰릴 때마다 메시의 발끝에서 ‘반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이집트와의 16강전에선 패색이 짙었던 후반 38분에 동점골을 터뜨렸고, 잉글랜드와의 준결승전에선 동점골과 역전골에 모두 도움을 기록했다.

‘라스트 댄스’를 화려하게 마무리하겠다는 꿈을 이루지 못한 메시가 대표팀 생활을 계속할지는 미지수다.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은 “메시와 향후 거취 등에 대해 아직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아르헨티나는 매너에서도 스페인에 졌다.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레안드로 파레데스는 경기 후 말다툼을 벌이다가 스페인 선수들을 밀쳐 넘어뜨리고 주먹을 휘둘렀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