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첫 진료비, 국가가 내준다

국가건강검진에서 우울증 위험군으로 분류된 사람들이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가 첫 진료비를 지원한다. '필수의료 살리기'의 일환으로 뇌혈관과 복부대동맥류 수술에 대한 수가도 최대 2.7배 인상한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제2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사후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회의의 골자는 내년 1월부터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된 정신건강 검사에서 우울증이나 조기정신증 위험군으로 분류된 사람의 경우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첫 진료 본인부담금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건강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우울증 검사가 포함돼 있으나, 검진으로 새롭게 발견된 정신건강 위험군이 치료를 이어가는 비율은 17.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번 의결을 통해 진찰료와 검사료(증상·행동평가 척도검사 1종), 상담료(개인정신치료 1종) 등 3가지 항목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신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개시할 수 있어 만성화 방지와 빠른 회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건정심에서는 내년 1월부터 뇌혈관과 복부대동맥류 수술 수가를 대폭 인상하는 방안도 의결됐다. 고위험·고난도 의료행위에 대한 보상을 강화해 필수의료 분야의 붕괴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뇌출혈, 뇌종양 등으로 뇌압이 올라갈 경우 두개골의 절개(개두술) 또는 구멍(천공술)을 통해 상승된 압력을 낮추고 원인을 제거하는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복부동맥류도 혈관 파열에 따른 사망 가능성이 높아 긴급 대처가 요구된다. 이에 정부는 혈관 파열 여부, 뇌엽절제술 동반 여부, 질환 부위 등에 따라 수술을 세분화하고 상대가치점수를 최대 2.7배까지 높일 방침이다.

오는 12월부터는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치료제인 캄지오스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해당 질환은 희귀질환자 산정특례 대상 중 하나로, 대상 환자가 캄지오스를 사용할 경우 본인부담률 10%가 적용된다. '허가-평가-협상 시범사업'의 약제로 신경모세포종 치료제인 콰지바주도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예정이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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