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YMCA·담배규제연구센터
3800개 학교 주변 매장 전수조사
수도권 초·중·고등학교 주변 교육환경 보호구역 안에서 운영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 매장이 27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합성니코틴 기반 전자담배 매장의 실태가 처음으로 구체적인 수치와 지도로 확인된 것이다.
서울YMCA와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는 오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앞두고 학교 주변 액상형 전자담배 매장 위치를 전수조사해 시각화한 지도 프로그램을 29일 공개했다. 최근 개정된 담배사업법 시행 이후 청소년 유해환경 노출 실태를 확인하고 실효성 있는 보호대책 마련의 기초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달 24일 시행된 담배사업법 개정안은 기존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던 합성니코틴 기반 액상형 전자담배를 담배 제품에 포함했다. 그동안 해당 제품 판매점들은 담배소매인 허가 없이도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었던 탓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조차 정확한 규모와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다. 또 최근 청소년 보호 관련 법 개정으로 교육환경 보호구역 내 무인 전자담배 자판기 설치 제한 규정이 마련됐지만 3년의 유예기간이 적용되면서 실제 운영 현황은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두 기관은 올해 2~3월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서울·경기 지역 초등학교 1968곳, 중학교 1030곳, 고등학교 802곳 등 총 3800개 학교 주변의 액상형 전자담배 오프라인 매장과 무인 자판기 매장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액상형 전자담배 오프라인 매장 2205곳과 무인 자판기 매장 263곳 등 총 2468곳의 위치 정보가 확인됐다. 이 가운데 학교 부지 중심점 기준 반경 50m 이내 절대보호구역에 위치한 매장은 4곳, 반경 200m 이내 상대보호구역에 위치한 매장은 266곳으로 집계됐다. 학교 보호구역 안에서만 총 270곳의 액상형 전자담배 유·무인 매장이 운영 중인 셈이다.
다만 이번 지도 서비스는 학교 부지 중심점을 기준으로 분석한 초기 버전이라는 한계가 있다. 현행 법령상 교육환경 보호구역은 학교 정문과 경계를 기준으로 설정되는 만큼 향후 지리정보시스템(GIS) 기반의 정밀 분석이 이뤄질 경우 보호구역 내 매장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조사 시점이 담배사업법 개정 이전이었다는 점도 변수다. 일부 매장은 현재 폐업했거나 이전했을 가능성이 있다. 두 기관은 오는 10~11월 같은 방식의 후속 조사를 실시해 법 개정 이후 실제 매장 수가 얼마나 변했는지 비교·분석하고 이를 정책 효과를 평가하는 공공 모니터링 체계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법 개정 이후 매장의 이전·폐업 여부와 신규 매장 증가 현황 등을 지속적으로 추적 조사해 실제 정책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공공 모니터링 체계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이번 지도 프로그램이 향후 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등이 청소년 보호구역 내 담배 및 액상형 전자담배 관리 정책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액상형 전자담배는 달콤한 향과 다양한 디자인, 접근이 쉬운 무인 판매 방식 등을 앞세워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여기에 니코틴뿐 아니라 합성대마 등 마약류 성분 혼입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단순 흡연 문제를 넘어 청소년 중독과 약물 노출 문제로 위험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두 기관은 앞으로 학교 경계 기준 반영과 실시간 정보 업데이트 등 지도 서비스 고도화 작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정금석 서울YMCA 시민사회운동본부장은 “청소년 액상형 전자담배 문제는 단순한 개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새로운 유해환경 문제”라며 “이번 지도가 사회적 관심과 정책 개선을 이끌어내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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