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모내기·수확철마다 사람 구하느라 전쟁이었는데, 지금은 계절근로자들이 들어오면서 겨우 일정을 맞출 수 있게 됐어요. 외국인 없으면 농사 못 지어요.”(경북 노지 채소 농장주 A씨)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상반기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9만3503명 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제도 도입 10년 만의 최대 규모로 지난해 연간 배정 인원 7만7411명을 훌쩍 넘겼다. 외국인 계절근로제는 농·어번기 고질적인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단기간 외국인을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게 한 제도다. 2021년 543명에 불과하던 계절근로자 인원은 2023년 2만8683명, 2025년 7만7411명으로 급증했다. 농번기 외국인 노동력 의존도가 빠르게 치솟고 있다는 의미다.
계절근로제(E-8 비자)가 각광 받는 이유는 ‘고용 유연성’이다. 제조업·건설업·농업 등에서 활용되는 고용허가제(E-9)는 통상 1년 이상 상시 고용을 전제로 한다. 이에 비해 계절근로자는 5개월에서 최대 8개월 체류하며 파종·수확 등 특정 시기에 집중 투입할 수 있다. 단기간 집중 인력 수요가 반복되는 농업 특성에 맞아떨어진다.
하지만 고용허가제처럼 중앙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구조가 아니고 해외 지방정부와 국내 기초지방자치단체 간 업무협약(MOU)을 통해 인력을 들여오는 방식이어서 알선업자나 브로커의 개입이 쉽다. 또 고용허가제와 달리 체류 기간이 짧고 한국어시험도 면제돼 한국어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체불 대응 등 권리구제 절차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고용 농가에 임금체불보증보험, 농업인안전보험, 상해보험 등 ‘3대 의무보험’ 가입을 추진한다.
농식품부는 법무부와 협의해 ‘농어업 숙련비자’(가칭)를 연내 도입할 계획이다. 숙련된 인력이 반복 입국하거나 장기 체류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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