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일본에게 약탈당했다가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다시금 일본으로 반환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고려시대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의 마지막 친견법회가 열린다. 불상의 환수를 위해 정부와 국민이 함께 노력했으나 결국 소유권을 인정받지 못했다.
5일 부석사에 따르면 지난 1월 25일 시작돼 100일 동안 이어졌던 금동관세음보살좌상 친견법회가 이날 종료된다. 부석사는 오는 10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가량 송불 의식을 치른 뒤, 간논지(觀音寺)로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을 보낼 예정이다. 간논지는 일본 나가사키현 쓰시마섬에 위치한 사찰이다.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은 1330년 만들어진 높이 50.5㎝·무게 38.6㎏인 불상이다. 그러나 왜구의 약탈이 극심하던 시기에 도난을 당했다가, 2012년 10월 절도범이 도로 훔쳐 국내로 밀반입했다. 당시 정부는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을 몰수했다.
부석사는 ‘1330년경 서주에 있는 사찰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됐다’는 내용이 담긴 복장물을 바탕으로 2016년 소유권 소송을 냈다. 서주는 서산의 옛 이름이다. 그러나 2023년 10월 대법원은 취득시효 및 국제사법 등을 이유로 간논지에 소유권이 있다고 판결했다.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은 12년 7개월만에 부석사를 떠나 간논지로 돌아가게 됐다.
부석사 주지인 원우 스님은 “약탈 문화재가 원래 소장처로 돌아가야 본래 가치를 발현할 수 있고, 그런 사회가 문명사회”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불상을 옮겨 모시던 이운식과 불상 봉안을 부처님께 고하는 고불식에는 부석사 스님들은 물론 간논지 주지 스님과 서산시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 환수 노력 촉구 서명운동에는 1만5000여명이 참여했다.
부석사는 불상이 왜구에게 약탈당한 사실과 오랜 법적 다툼 끝에 일본으로 돌아가는 모든 과정을 기록으로 남길 계획이다. 또 불상의 복제품 2점을 만들어 1개는 연구용으로, 1개는 봉안하기 위해 3차원(3D) 스캔 협조를 일본에 요청했지만, 회신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