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교가 보강 공사를 진행하면서 접근이 통제된다. 지역사회에서는 농사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시기인 농번기에 아무런 협의 없이 접근 금지를 통보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5일 육군에 따르면 전진교의 보강 공사가 시작됐다. 전진교는 지난 2022년 10월 국토교통부의 정밀 안전 점검 결과 C등급 판정을 받았다. 다리받침 부분이 부식됐고 잦은 차량 이동으로 콘크리트 구조물에 균열이 생겨 안전상 문제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 완료 시기는 오는 7월로 예상된다.
전진교는 지난 1984년 국방부가 군사적 목적으로 설치했다. 전진교는 리비교 및 통일대교와 함께 민북지역으로 진입할 수 있는 교량 중 하나다. 현재는 경기 파주시 파평면 두포리에서 임진강을 거쳐 진동면 동파리를 잇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파주지역 농민들은 울상이다. 통상적으로 파주지역 농민들은 4월 중순에 모판에 볍씨를 심고, 5월에 모내기를 한다. 6월이 되면 콩을 심어야 한다. 벼와 콩은 농민들의 생존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작물이다.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기에 공사가 이뤄지면서 농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호소가 들린다.
파주지역 농민들은 농지가 민북지역에 위치한다는 이유만으로 매년 적지 않은 피해를 감내하고 있다. 내 땅을 보러 가는데도 허락을 받아야 한다. 정해진 시간 동안만 체류해야 하고 농지 내에서의 이동도 자유로울 수 없다. 잠시 숨을 돌릴 농막이나 수확물을 보관할 창고도 지을 수 없다.
그럼에도 적절한 보상이 이뤄진 사례는 찾기 힘들다. 이처럼 오랜 시간 희생해 온 농민들이지만 원하는 바는 소소하다. 그저 일방적 조치가 아닌 공사 일정 사전 고지나 소통을 거쳐 달라는 것뿐이다.
박은주 더불어민주당 파주시의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군은 국민을 지키기 위한 조직이지만, 정작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하는 민북지역 농민들의 삶은 돌아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군은 전진교 공사 기간 농민들에게 리비교를 통해 민북지역에 출입할 수 있도록 임시 출입로를 운영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공사 기간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