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법 금 채굴 가치 8.3조원
정부 비상사태 선언 불구 범죄 기승
페루에서 불법 금 채굴과 폭력 사건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한 금광에서 납치된 13명의 노동자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페루 북서부 도시 파타즈에서 광산을 소유·운영하고 있는 포데로사는 경찰 수색 구조대가 지난달 26일 광산으로 납치된 노동자들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뒤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포데로사는 “불법 채굴과 관련된 범죄자들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된 13명의 노동자들의 죽음을 애도한다”고 전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금값이 상승하면서 주요 금 수출국인 페루의 불법 금 채굴이 급증했다고 FT는 보도했다. 지난해 페루 불법 금 채굴의 가치는 60억달러(약 8조3280억원)에 달한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포데로사 광산은 지속적으로 범죄단체의 표적이 돼 왔으며, 경비원과 무장 범죄자 간의 잦은 지하 총격전으로 총 39명의 직원이 살해당했다고 설명했다.
페루 정부는 불법 채굴과 범죄 폭력 급증에 따라 지난달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나 비상사태가 폭력을 멈추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파견된 경찰들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포데로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포데로사는 “범죄자들이 기지와 은신처로 쓰고 있는 불법 광산 출입구로 경찰이 진입해 통제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범죄를 물리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이 불법 광산 출입구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도 손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페루 정부는 급증하는 범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어 비판받고 있다. 시민들은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거리 시위에 나서고 있으며,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 정부와 의회의 지지율은 5% 밑으로 떨어졌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