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업계 큰손 떠오른 편의점… “값싸고 가까워” 매출 쑥[유통팀의 비즈워치]

5 hours ago 3

상반기 와인 수입량 21% 감소에도
GS25-세븐일레븐 두자릿수 성장
‘와인 구독 서비스’ 완판 등 인기

편의점 GS25에서 고객이 주류 스마트 오더 시스템 ‘와인25 플러스’를 통해 예약한 와인을 픽업하고 있다. GS25 제공

편의점 GS25에서 고객이 주류 스마트 오더 시스템 ‘와인25 플러스’를 통해 예약한 와인을 픽업하고 있다. GS25 제공
울산 북구에 사는 문모 씨(32)는 와인을 주로 편의점에서 구입합니다. 필요한 제품이 생기면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재고가 있는 곳을 검색한 다음 가장 가까운 곳을 찾는 방식입니다. 문 씨는 “편의점이 접근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와인 멤버십 등을 활용하면 제품 가격이 저렴한 경우가 많다”며 “20만 원대 샴페인 등 고가 와인을 살 때도 편의점에서 구입하는 편”이라고 합니다.

편의점이 와인업계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와인 소비가 대중화했는데, 접근성을 무기로 한 편의점들이 이 기회를 파고든 것이죠. 국내 주요 와인 수입사 관계자는 “요즘은 신상품을 내놓을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채널이 편의점”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이 수입사의 거래처 50여 곳 중 GS25가 거래액이 가장 큽니다.

국내 와인 수입량은 팬데믹 당시 정점을 찍은 뒤 수년째 감소세입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와인 수입량은 2020년 5만4126t에서 2021년 7만6575t으로 늘었습니다. 그러곤 2022년 7만1020t, 지난해 5만6542t으로 떨어졌죠. 올해 상반기(1∼6월) 수입량도 2만4460t으로 작년 동기의 3만1309t 대비 21%나 줄었습니다.

그런데 편의점의 와인 매출액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편의점업계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옛날에는 편의점이 담배로 손님을 끌어들였다면 요즘은 와인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GS25가 자체적으로 조사했더니 주류를 픽업하러 매장을 방문한 고객의 25.2%가 9700원어치의 다른 물건을 추가로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담배 사러 왔다 맥주까지 사는 것처럼 와인 사러 들렀다 치즈까지 구매하는 겁니다.

GS25는 2020년 주류 스마트오더 시스템인 ‘와인25플러스’를 도입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와인, 위스키 등 원하는 술을 주문한 뒤 매장에서 찾아가는 방식인데 주문건수가 연간 100만 건이 넘습니다. 와인25플러스에서 팔리는 와인의 평균 금액대가 3만8000원 수준이라고 하니 ‘와인 고객’ 4명 중 1명의 객단가는 5만 원에 가깝다는 뜻이 됩니다. 편의점으로선 숨은 황금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븐일레븐은 2021년 11월 아예 ‘와인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매달 선보이는 구독권은 판매 이틀 내에 완판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주류는 온라인 커머스가 대세인 요즘에도 인터넷으로 사기 어려운 몇 안 되는 품목 중 하나입니다. 국내에서 주류 온라인 판매 규제가 이어지는 한 편의점의 ‘와인 전성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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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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