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가장 싸" 인기 폭발하더니…'애망빙' 15만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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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엘 서울 시그니처 망고 빙수. 사진=시그니엘 서울

시그니엘 서울 시그니처 망고 빙수. 사진=시그니엘 서울

올해도 특급 호텔들이 여름을 앞두고 애플망고빙수(애망빙)을 앞다투어 선보이고 있다. 매년 가격 인상을 거듭한 끝에 올해 최고가는 15만원에 육박하지만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예년만큼의 인기를 누리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호텔은 매년 여름 프리미엄 디저트 출시로 고객을 맞이한다. 여름을 앞두고 가장 주목받는 디저트는 애플망고빙수다. 얼린 우유를 곱게 갈아 국내산 애플망고를 큼직하게 썰어 올린 것이 특징. 한 그릇에 10만원대로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자신을 위해 작은 사치를 하는 소비 트렌드 이른바 '스몰 럭셔리'를 추구하는 젊은 층에서 인기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2017년 4만원대로 시작했던 애플망고빙수 가격은 해마다 큰 폭으로 인상됐다. 10만원대를 넘어 15만원을 바라보고 있다. 가파르게 가격이 뛰면서 매년 "올해가 가장 저렴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제주 애플 망고 빙수. 사진=포시즌스 호텔 서울.

제주 애플 망고 빙수. 사진=포시즌스 호텔 서울.

포시즌스호텔 서울은 제주산 애플망고 2개를 통째로 사용한 '제주 애플망고빙수'를 14만9000원에 선보였다. 이는 지난해(12만6000원)보다 18%가량 인상된 가격으로 올해 특급 호텔 애플망고빙수 가운데 가장 비싸다.

애플망고빙수를 시장에 처음 선보인 서울신라호텔은 지난해 10만2000원에서 8000원(7.8%) 인상한 11만원에 판매 중이다. 시그니엘 서울에서 판매 중인 애플망고빙수 가격은 전년과 동일한 13만원이다.

애플망고를 비롯한 원재료 비용이 오르면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날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제주산 애플망고(특등급) 3kg 한 상자에 18만원이다. 전년 평균(16만3125원) 대비 10.3% 상승했다. 여기에 직원들의 인건비, 서비스 비용 등이 반영된다.

호텔 애플망고빙수는 매년 반복되는 고가 논란에도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증샷을 올리는 트렌드가 생길 만큼 화제성이 높다. 허세라는 꼬리표가 붙지만, 일부 호텔에서는 1~2시간 이상 대기해야 입장이 가능할 정도였다. 화제성이 높은 만큼 특급 호텔들도 자존심을 걸고 경쟁하는 모습이 보인다.

다만 올해는 애플망고빙수의 인기가 예년만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물가에 소비가 위축되면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음식료품 소매판매지수와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2023년부터 내리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매하거나 식당에서 외식하는 것이 동시에 줄어드는 이례적인 현상이 2년가량 지속되고 있다. 경기 부진으로 가계 구매력이 약해진 점도 먹거리 소비 위축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가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구매하거나 생일과 같은 기념일에 호텔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즐기려는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예년처럼 장시간 대기해야 할 정도의 폭발적 수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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