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 부산에서 시상식…유력 대상 후보만 3종에 경쟁 치열 ‘전망’
올해 한국 게임산업의 한 해를 결산하는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온라인 투표가 지난 28일부터 시작됐다. 최종 본상 후보에 오른 9개 작품이 대국민 투표와 전문가 투표 심사에 오른 상황이다. 현재 유력 상위 입상 후보로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스텔라 블레이드’, ‘퍼스트 디센던트’(가나다순) 등 3개 작품이 꼽힌다.
지난 1966년 처음 시작한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매년 당대 최고의 국산 게임 흥행작이나 상징성과 완성도 등에서 인정받은 게임들을 시상한 국내 최고 권위의 게임 시상식이다.
특히 주요 수상작들의 면면은 국내 게임산업의 흐름을 보여주는 이정표 역할을 했다. 실제 시상식 초창기 이후 한동안은 국내 게임산업의 중심인 PC온라인 게임의 독무대였으나 2014년 모바일게임 최초의 대상 수상작 ‘블레이드’ 이후 다수의 모바일게임 흥행작이 대상 자리를 거머쥐었다. 2017년 ‘배틀그라운드’, 2019년 ‘로스트아크’ 등이 수상하기도 했으나 모바일게임 중심의 시장에서 일종의 일탈(?)로 여겨졌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해 게임대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국내 산업계에 불어온 플랫폼 다변화 움직임 속에 PC·콘솔 기반 싱글 플레이 게임인 ‘P의 거짓’과 ‘데이브 더 다이버’가 경쟁했고 각각 대상과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올해 유력 후보작들의 면면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공략이라는 목표 아래 콘솔 시장 도전과 플랫폼 다변화라는 과제를 떠안고 있는 국내 게임산업계 입장에서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모바일게임 시장의 중요성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그라나도 에스파다 M’(한빛소프트),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넷마블네오), ‘로드나인’(엔엑스쓰리게임즈), ‘스텔라 블레이드’(시프트업), ‘언커버 더 스모킹 건’(렐루게임즈), ‘창세기전 모바일’(미어캣게임즈), ‘쿠키런: 모험의탑’(오븐게임즈), ‘트릭컬 리바이브’(에피드게임즈), ‘퍼스트 디센던트’(넥슨게임즈) 등 본선 후보에 오른 9개 작품 중 6종이 모바일게임이다.
이중 넷마블네오가 개발하고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여전한 모바일게임 시장의 주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지난 5월 출시 이후 첫 24시간 동안 일간 활성 이용자 500만, 매출 14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지난 2분기에만 넷마블 매출의 20% 비중을 차지해 1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글로벌 누적 이용자 5000만을 달성하기도 했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경우 출시 초반의 확실한 흥행 성과와 함께 유명 국산 웹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제작된 국산 모바일게임의 글로벌 흥행 사례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는다. K-웹툰과 K-게임의 바람직한 협업 모델인 셈이다. 다만 최근 국내 산업계의 화두인 PC·콘솔 플랫폼 공략과는 다소 거리가 떨어진 점, PC 및 콘솔 기반 게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덜한 외형적 규모감이 약점이다.
반면 시프트업이 개발한 ‘스텔라 블레이드’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와는 정반대 측면에서 점수를 받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5 독점 타이틀이라는 한계 탓에 판매량은 100만장을 다소 웃도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나 고품질의 비주얼과 준수한 게임성에 이용자들의 호평이 많은 편이다.
현재 해외 리뷰 전문 사이트 메타크리틱 기준 전문가 평점 81점을 기록하며 준수한 평가를 받고 있고 이용자 평점은 9.2점으로 더욱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 특유의 미형 캐릭터와 뛰어난 그래픽, 전투의 재미 등이 매력적으로 꼽힌다. 다만 지난해 ‘P의 거짓’의 대상 수상 이후 다소 국산 PC·콘솔 게임이라는 상징성이 옅어진 측면이 있고 흥행 성과 측면에서 다른 경쟁작에 비해 존재감이 낮은 편이라는 점이 열세다.
넥슨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퍼스트 디센던트’는 이들 게임과 또 다른 측면에서 긍정적인 점을 갖추고 유력 후보로 꼽힌다. 넥슨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타이틀로 걸맞은 PC·콘솔 멀티플랫폼 게임이라는 점,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루트 슈터 장르 도전작이라는 점, 출시 초기 기록한 ‘스팀’ 동시접속자 26만명 및 전세계 판매 순위 1위라는 흥행 성과까지 여러 방면에서 점수를 얻고 있다.
다만 PC·콘솔 멀티플레이 게임이지만 싱글 플레이 중심이 아닌 온라인게임의 형태라는 점, 초기의 높은 흥행 성과에 비교해 최근 지표가 다소 부족한 점, 출시 이후 업데이트 및 게임성에 대한 이용자의 부정적 의견 등이 점수를 낮춘다.
이에 업계에서도 대상 수상작에 대한 전망이 다소 엇갈리는 측면이 존재한다. 확실한 흥행 성과와 함께 모바일게임으로써 준수한 게임성을 지닌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완결된 게임성에 한국산 콘솔게임이라는 이점을 가진 ‘스텔라 블레이드’, 외형적 규모감과 초반 글로벌 흥행 성과로 눈도장을 찍었던 ‘퍼스트 디센던트’ 모두 대상 후보라는 측면에서 일정 수준 기준을 총족하면서도 서로를 압도하지는 못한다는 평이다.
게임대상 시상식을 주최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오는 11월 4일까지 진행되는 온라인 투표를 거쳐 11월 12일 본상 2차 심사를 통해 최종 수상작을 가릴 예정이다. 대상과 최우수상, 우수상은 심사위원회 심사 60%, 대국민 투표 20%, 전문가 투표 20%를 통해 결정하며 기술창작상은 심사회원회 70%, 전문가 투표 30%로 정한다. 최종 수상작 발표 및 시상은 11월 13일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