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히트작 ‘오징어 게임’ 시즌2로 돌아온 황동혁 감독이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에 빠른 해결을 촉구했다.
황 감독은 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황 감독은 “이런 시국에 ‘오징어 게임’을 공개하게 됐다. 마음이 무겁다”며 “계엄 발표가 믿기지 않았다. 새벽까지 TV로 지켜봤다. 그 후에 벌어진 탄핵 투표도 생중계를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말도 안되는 일로 온 국민이 잠들지 못하고 거리로 나가고 불안과 공포와 우울 속에 연말을 보내야 되는 게 불행한 일이고 화가 난다”며 “탄핵이든 자진 하야든 빨리 책임질 분은 책임져서 서로 도움이 되고 축복이 되는 연말을 돌려줬으면 좋겠다. 조속히 해결되길 국민으로서 바란다”고 촉구했다.
황 감독은 “이런 시국에 공개되는 것도 ‘오징어게임’의 운명인가 보다. 우리나라와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격변이 다시 한번 게임 세상과 현실을 연결해볼 수 있는 장면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며 “세상과 동 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마음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2021년 9월 공개된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 ‘오징어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아 글로벌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넷플릭스 역대 흥행 1위라는 기록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으며, 비영어권 아시아 작품 최초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 수상을 비롯해 제79회 골든 글로브시상식, 제28회 미국 배우 조합상 등에서 수상 행진을 이어왔다.
오는 26일 공개되는 ‘오징어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았다.
특히 이날 현장에는 미국 터키 인도 호주 일본 등 22개국의 160여명의 외신과 인플루언서들이 함께해 ‘오징어게임’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
황 감독은 시즌2에 대해 “시즌1에서 기훈이 딸을 만나러 비행기를 타려다가 내린다. 다시 게임을 만든 자들을 찾아내려고 하는 기훈의 여정을 담았다. 이 게임을 멈추려고 하는 기훈과 기훈을 막아서고 붕괴시키려는 프론트맨의 대결이 주를 이룬다”고 밝혔다.
이어 차별점으로 “시즌1에서 잠깐 소개된 찬반 투표가 본격적으로 매 게임 진행돼서 중요하게 다뤄진다. 요즘 투표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대선이 끝난 미국도 그렇고 그런 것들을 연결해서 보면 새로운 지점이 많을 거다. 새로운 게임을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황 감독은 “한국도 그렇고 전세계가 갈라지고 분열되고 서로 적대하는 갈등이 많이 심화되고 있다. 사회 내에서 갈등과 국가간 전쟁도 그렇다. ‘오징어게임’에서도 갈라섬과 분열, 적대시하는 인간의 모습이 있는데, 현실 세계와 닮아있는 모습을 보고 우리 사회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시즌2에는 시즌1의 주역인 이정재 이병헌 위하준 외에 새 얼굴로 배우 이진욱, 박성훈, 임시완, 양동근, 박규영, 강하늘, 조유리, 강애심, 이서환, 양동근 등이 투입됐다. 대마초 흡연으로 물의를 빚었던 그룹 빅뱅 전 멤버 탑(최승현)도 출연한다.
이번 시즌에 젊은 출연자가 늘어난 것에 대해 “시즌1 쓸 때만해도 이 정도 빚을 지고 게임에 참가하려면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며 “시즌 사이에 코로나가 오고 코인 열풍이 일어나고 계급 이동 사다리가 막히면서 젊은 세대들이 주식이나 코인에 인생을 걸더라. 젊은 세대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담아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젊은 참가자들을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오징어게임’이 전세계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몰고온 뒤 황 감독은 그 뒤에 치아 8개가 빠지는 창작의 고통의 있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날 치아 상태를 묻자 황 감독은 “좋지 않다. 새로운 치통이 등장했다. (치아를) 뽑아야 할 것 같아 치과를 못 가고 있다. 치과 가면 2개를 뽑고 임플란트를 해야할 것 같다. 그래서 저도 슬프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예상을 뒤엎는 반전을 만들려고 했다”며 “시즌2를 보고 나면 시청자들이 ‘시즌3가 빨리 나와야 한다’는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