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유승민 표 어디로…국민의힘 경선 최대 변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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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은 표정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 굳은 표정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6·3 조기 대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 거물급 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잇달아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중도 확장성이 있는 후보가 줄사퇴하면서 보수 표심이 재배치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덕수 대망론’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반(反)이재명’을 기치로 한 보수 ‘빅텐트’가 펼쳐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각각 이번주 예비후보 등록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경선에 들어간다. 보수 진영에서는 경선 직전 불출마가 잇따랐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보수 대통령이 연속 탄핵당했음에도 당은 제대로 된 반성과 변화의 길을 거부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출정식을 예고한 오세훈 시장은 전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마를 알렸다. 오 시장은 회견에서 “우리 당 누구도 윤석열 정부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유력 주자 두 명의 잇따른 불출마로 선거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이들 후보를 향하던 표심이 한동훈, 안철수 등 반윤(윤석열) 후보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민주당에서는 이날 비명(이재명)계 후보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세종시에서 출사표를 냈다. 이로써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이재명 전 대표, 김 전 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김두관 전 의원 4파전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오세훈·유승민 등 국힘 유력 주자 잇따라 이탈
오세훈, 토허제 후 지지율 주춤…보수 진영 표심 재배치 전망

오세훈 서울시장·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보수 진영에서도 수도권·중도 소구력이 높은 후보로 평가 받아 왔다. 그러나 오 시장은 최근 토지거래허가제(허가제) 번복 여파와 이른바 ‘명태균 리스크’가, 유 전 의원은 당심 반영 비중을 높인 국민의힘 경선 룰이 끝내 각각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선 이들을 향하던 표심이 어디로 이동할 지에 주목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안철수 의원 등 중도 확장성이 높은 후보로 갈 것이란 전망이 많은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일정 정도 거리를 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으로도 표심이 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吳 토허제·명태균·지지율 ‘발목’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은 대선 불출마를 공식화한 뒤 ‘중도 확장’을 당의 사명으로 제시했다. 오 시장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과거의 낡은 보수와 단절하고 새로운 보수의 길을 열어야 한다”며 “우리가 지킬 대상은 특정 개인도 세력도 진영이 아닌 국가 공동체”라고 밝혔다. 그는 “정치인에게 추진력은 물론 중요한 덕목이지만, 멈춰야 할 때는 멈추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대학생 만난 김문수·나경원 >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앞줄 왼쪽)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지난 12일 서울 흑석동 중앙대 내 햄버거 가게에서 음식을 들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대학생 만난 김문수·나경원 >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앞줄 왼쪽)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지난 12일 서울 흑석동 중앙대 내 햄버거 가게에서 음식을 들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함께 ‘빅4’ 주자로 꼽혀 왔다. 당초 윤 전 대통령 탄핵 전만 해도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오 시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게 중론이었다. 높은 수도권 인지도와 중도 소구력을 고려하면 탄핵 이후 선거에서 승기를 잡기 가장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오 시장이 지난 2월 국회에서 개최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에 당 지도부를 포함한 108명 중 48명이 참석하면서 ‘대세론’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서울시 내 토허제를 해제했다가 번복한 것을 계기로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오 시장 측은 결백하다는 입장이지만 명태균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한덕수 차출론’까지 나오면서 지지율은 눈에 띄게 꺾였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장래 정치 지지도 선호 조사에서 오 시장 지지율은 2%에 그쳤다. 여론 조사에 막 이름을 올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2%)과 같았다.

◇유승민은 무소속 출마설도

유 전 의원도 이날 경선 불출마를 알렸지만 대선 출마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최근 일부 여론 조사에서 김문수 전 장관을 바짝 추격할 만큼 민심 지지가 강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경선룰을 당심 50%, 민심 50%로 그대로 유지하고 역선택 방지 조항을 채택했다. 일반 여론조사 100%로 ‘국민 후보’ 선출을 주장했던 유 전 의원 입장에선 사실상 본선 진출이 어려워진 셈이다.

< 가덕도 찾은 韓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2일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국민먼저캠프 제공

< 가덕도 찾은 韓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2일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국민먼저캠프 제공

두 보수 잠룡의 불출마는 중도 성향이 비교적 강한 한 전 대표, 안 의원에 유리한 판도를 만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보수 성향은 짙지만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뒀던 홍 시장 측으로 표심이 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 시장이 어떤 후보를 지지할 지가 관전 포인트다. 유력 주자들은 일제히 오 시장의 뜻을 존중하며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유 전 의원은 당내 다른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제3지대 인사들과 함께 ‘오픈 프라이머리’ 형태로 별도 경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 전 의원 측 한 관계자는 “보수를 재편해야 한다는 (유 전 의원)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정계 은퇴를 포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정소람/이슬기/최형창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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