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비전 담은 저서 ‘다시 성장이다’ 출간
시정 경험 바탕 인센티브 주도 성장 강조
“정치 좌표는 5.5”…중도 보수 구심점 천명
14일 예약 판매 이후 베스트셀러 1위
“번영의 원리를 단 한 단어로 줄이면 인센티브 하나만 남는다. 도전해야 성취가 있고 그게 쌓이면 자연스럽게 국가가 번영한다. 한국을 경제 강국으로 탈바꿈한 동력도 여기에 있다. 신분, 계층이 어떻건 도전하면 된다는 믿음이 산업화의 연료 구실을 했다. 인센티브 경영 철학을 장착한 지도자만이 대한민국 4.0을 이룰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불간한 저서 ‘다시 성장이다’에서 국정 운영 비전으로 ‘인센티브 경영 철학’을 제시했다. 노력할 경우 보상을 확실하게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하면 좁은 의미의 행정 혁신을 넘어 대한민국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시정 경험을 쌓으며 인센티브 주도 성장의 가능성을 확신했다. 그는 “민간 부문에서 상식이 된 파격적인 성과급과 직급 인상 같은 인센티브를 공무원들에게 적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10여 년 전 5년 동안도 마찬가지였지만 2022~2024년 3년 동안 서울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창의 행정’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했다. 지하철 하차 후 15분 내 재승차시 요금 면제, 쪽방촌 맞춤형 지원 정책 등 새로운 정책이 이런 인센티브 도입 후 탄생한 제도들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특히 정책 경쟁력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 국민에게 월 8만원씩 지급하는 ‘이재명식 기본소득’에 맞선 ‘디딤돌 소득’이 대표적이다. 오 시장은 “월 8만원은 사실상 용돈일 뿐”이라며 “노동 시장으로의 복귀를 유인할 수도 없고, 빈곤을 해소하기에도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라고 평가했다. 디딤돌 소득은 지급 대상을 좁혀 가난할수록 지원액을 늘려 최대 94만7000원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오 시장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조금씩 힘을 보태 공공의 재원을 마련하되, 이 재원으로 가장 어려운 이웃을 지키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정의로운 복지 국가”라며 “실직자와 대기엄 임원을 차별 없이 대하는 게 정의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정치적으로는 중도 확장성을 강조했다. ‘극좌가 0, 극우가 10일 때 좌표가 어디냐’는 사회자 질문에 오 시장은 “제 좌표는 5.5”라고 답했다. 여론이 극단적으로 갈린 상황에서 자신이 중도 보수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점을 천명한 것이다.
오 시장은 “중요한 건 균형 감각”이라고 했다. “성장을 위해선 철저히 기술과 기업을 우위에 두고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면서도 “불균형한 부의 축적 과정에서 뒤처진 분들이 성장의 대열에서 탈락하지 않게 하는 정책도 매우 중요하다. 갈등은 성장 역량을 좀먹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를 ‘극우’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탄핵을 29회나 남발한 사람들에 대한 분노지, 거기에 무슨 극우가 있고 극좌가 있나”라며 “대통령은 구속됐고, 막상 그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활보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분노”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번 저서를 ‘사실상 대선 비전 전략서’라고 소개했다. 지난 14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직후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일간·분야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