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21대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 시장은 이날 국민의힘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 누구도 윤석열 정부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과거의 낡은 보수와 단절하고 새로운 보수의 길을 열어야 한다"며 "우리가 지킬 대상은 특정 개인도 세력도 진영이 아닌 국가 공동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난 4일 대통령 파면 이후 고민을 이어갔고 결국 불출마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무거운 돌덩이를 가슴에 얹은 마음으로 몇 날 며칠간 밤잠을 이루지 못한 채 고민을 거듭했다"며 "과연 지금이 시장직을 중도에 내려놓을 가능성까지 열어둔 채로 나서야 할 때인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출마 시점을 늦춘 것도 너도나도 대선 후보가 되겠다는 모습이 국민들 눈에 어떻게 비치겠느냐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며 "정치인에게 추진력은 물론 중요한 덕목이지만, 멈춰야 할 때는 멈추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당 후보들에게는 '다시 성장'과 더불어 '약자와의 동행'을 핵심 아젠다로 내걸어주시기를 바란다"며 "반(反)이재명을 넘어 약자를 위해 헌신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오 시장은 "대통령직에 도전하지 않는다고 해서 저의 역할이 사라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이러한 저의 비전과 함께 해주시는 후보는 마음을 다하여 도와 정권 재창출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다른 후보를 지원할 뜻도 내비쳤다. 다만 최근 여권에서 분출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선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책임지겠다 하는 입장이 되려면 본인의 의지와 결단이 중요하다"고 했다.
박주연/정상원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