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파크 7.3m 담장 위로 쿵…이정후, 쐐기 3점포로 샌프란시스코 승리 견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7)가 올 시즌 처음으로 홈구장에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정후는 14일(한국시간)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4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홈런 한 방을 포함한 5타수 2안타 3타점 맹타로 팀의 10-6 승리를 이끌었다. 4연패에서 탈출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3위의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승리로 시즌 25승18패를 마크하며 1위 LA 다저스와 격차를 2.5경기로 줄였다.

1회말 첫 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난 이정후는 4-3으로 앞선 3회말 선두타자로 중전안타를 치며 이날 첫 안타를 신고했다.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 못했던 그는 5, 6회말 삼진과 직선타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7-4로 앞선 8회말 2사 1·2루선 우월 3점홈런을 터트리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이정후의 멀티히트는 7일 시카고 컵스전 이후 6경기 만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격 침체를 겪던 이정후에게는 이번 홈런이 무척 반갑다. 이정후는 애리조나 불펜 조 맨티플리와 1B-2S의 불리한 상황에 몰렸다가 스트라이크존의 몸쪽 낮은 코스를 파고든 4구째 시속 78.9마일(약 126.9㎞)의 커브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이는 이정후의 시즌 5호 홈런이자, 올 시즌 홈구장 오라클파크에서 처음 나온 홈런이었다. 이정후의 오라클파크에서 홈런은 지난해 4월 21일 애리조나전 이후 388일 만이다.

우측 담장이 높은 오라클파크에선 이정후와 같은 좌타자들이 홈런을 치기 쉽지 않다. 7피트(약 2.1m)인 좌측에 비해 우측 담장의 높이가 24피트(약 7.3m)로 3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과거 비정상적 힘을 지녔던 좌타자 배리 본즈가 이 곳에서 500개가 넘는 홈런을 때려낸 적 있어도 결코 쉬운 게 아니다. 구장 뒤편에서 부는 바닷바람의 영향 때문에 타구가 덜 뻗는 상황도 적잖게 나타난다. 이번 홈런이 이정후의 반등 신호탄이 될지 궁금하다.

한편 다저스의 김혜성(26)은 이날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 홈경기에 교체출전해 1타수 무안타를 남겼다. 다저스는 1-11로 패하며 시즌 27승 15패를 마크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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