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다음날 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주식 매매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이 오는 10월 나올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월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T(거래일)+2’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뒤 금융당국이 본격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는 것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자본시장 인프라 혁신 점검회의’를 열고 T+2에서 T+1로 주식 결제주기를 단축키로 했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았는데 돈을 바로 못 받는 불편함이 사라지는 날이 머지않았다. 국내 주식시장은 매매거래일(T)로부터 2영업일(T+2)에 대금이 결제된다.
수조 원의 거래 데이터를 대조하고 증권사 간 주고받을 차익을 정산하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목요일에 주식을 매도했을 경우에는 다음주 월요일에 예수금이 들어온다. 이에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불편하다는 지적은 늘 있어왔다.
그럼에도 이 시스템이 이어온 것은 외국인투자자와의 환전 이슈, 시차, 자금 이동 등을 고려했을 때 거래 안정성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 여유가 필요하다는 관행적 의미가 컸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미국이 지난해 거래대금 지급기간을 2영업일에서 1영업일로 줄였다. ‘게임스톱 사태’를 계기로 미국은 지난해 5월 T+1 체계 전환을 완료했다.
2023년 초 논의를 시작한 유럽은 2027년 10월 도입을 목표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홍콩도 최근 T+1 전환 계획을 공식화하는 등 주요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결제주기 단축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결제주기 단축은 거래와 결제 사이의 리스크를 줄이고 결제 대기 중 묶여있던 유동성을 해방하여 시장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 개혁 과제”라며 “예탁결제원이 올해 말을 목표로 구축 중인 비상장주식·조각투자 장외거래 T+1일 이내 결제 인프라는 기존 청산·결제 인프라와 독립된 환경에서 결제 혁신을 미리 시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 대응은 여전히 핵심 과제다. 해외 기관투자자는 거래 이후 결제 승인, 증권 대차, 외환 거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결제주기가 하루 단축될 경우 관련 업무를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처리해야 한다. 미국도 T+1 전환 과정에서 기관 간 거래확인 절차 자동화와 결제 전 프로세스 개선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투입됐다.
이성복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2026년 하반기부터 24시간 주식거래를 도입하면 다른 국가들도 거래시간 연장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글로벌 유동성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거래시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상황 변화에 적시에 대응하지 못하거나 거래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거래시간 연장의 편익보다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은아 SK증권 IT인프라본부 본부장은 “T+1은 시스템 전반을 재설계하는 일”이라며 ETF(상장지수펀드)의 유동성공급자(AP·LP) 업무와 증거금 처리 방식, 예수금 산출 체계 등에 대한 전면 수정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속도보다 안정적 이행 조건을 먼저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9월 14일부터 애프터마켓(16:00~20:00) 신설을 앞두고 있다. 거래소는 시스템 테스트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거쳐 안정적 운영에 집중하고, 오는 2027년 말을 목표로 프리마켓 신설 및 매매시스템 개편을 추진해 단계적인 거래시장 연장을 이어갈 예정이다.
거래시간 연장은 글로벌 거래소간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금융위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거래소는 올 하반기 24시간 거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국내 투자자는 아침·야간 시간대 거래가 제한되고, 해외 투자자는 시차로 인해 국내 시장 접근에 제약을 겪어온 만큼, 거래시간 연장이 투자자 편의성과 글로벌 유동성 대응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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