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오프·미국판 제작 기대
초반 흥행에도 평가 엇갈려
한국 콘텐츠 역사를 새로 쓴 TV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마지막 시즌이 공개 하루 만에 전 세계 93개국 시청 순위 1위를 싹쓸이했다. 2021년 9월 첫 공개 이래 넷플릭스 사상 최고의 흥행 성적을 낸 작품인 만큼 끝까지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했다.
29일 글로벌 OTT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시즌3는 전날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국가별로 봐도 한국을 비롯해 미국·영국 등 집계 대상 93개국 전체 1위다. 지난해 말 공개된 시즌2 역시 공개 첫 주 TV쇼 1위로 올라선 바 있다. 앞선 시즌2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구성인 데다 시즌3 6부작이 한꺼번에 공개돼 결말을 기다렸던 시청 수요를 빨아들였다.
사람 목숨과 막대한 상금을 맞바꾸는 잔혹한 게임에서, 시즌3는 주인공 기훈(배우 이정재)이 내리는 마지막 선택을 보여준다. 민주주의·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을 비틀고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성에 대해 질문하는 주제 의식, 풍자적인 게임장 풍경과 감각적인 화면 구성에는 호평이 잇따랐다. 그러나 일부 개연성과 캐릭터 묘사가 부족하고 시즌이 거듭될수록 전개가 진부하다는 점에선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 미국의 영화·드라마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비평가 점수(토마토 지수)는 81%, 시청자 점수(팝콘 지수)는 52%에 그쳤다. 시즌1이 각각 95%·84%, 시즌2가 83·63%였던 것과 비교해도 하락한 수치다.
시즌3는 닫힌 결말로 주인공의 이야기를 끝냈지만, 그간 다양한 캐릭터를 등장시킨 만큼 스핀오프(파생작)로 세계관을 확장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황동혁 감독은 지난 9일 제작발표회에서 "기회가 되면 스핀오프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판 '오징어 게임'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시즌3 마지막 회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뒷골목에서 딱지치기 게임이 벌어지는 장면이 삽입됐고, '오징어 게임: 아메리카'가 제작된다는 외신 보도도 올해 초 나온 바 있다.
한편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시청 광장 일대에선 넷플릭스와 서울시가 공동 주최한 '오징어 게임 피날레 퍼레이드'가 열렸다.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팬 이벤트에는 황 감독과 시즌1~3 주역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황 감독은 "너무 오랫동안 제 모든 것을 바친 작품이라 섭섭하면서도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어 홀가분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오징어 게임은 2021년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인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남우주연상 등 6관왕을 거머쥐었다. 비영어권 작품 최초다. 공개 이후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넷플릭스 시청 순위 1위(시즌 1·2 누적 39억8530만 시간, 공개 후 91일 기준)를 지키고 있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