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2' 황동혁 감독
"희망잃은 청년 이야기 담아내"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이런 시국에 공개되는 것은 운명이겠죠. 시즌2를 보시면 게임 속 극단적 갈등과 분열들이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26일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작품 공개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황 감독은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재미와 함께 사회적 메시지에 신경 썼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서로 선을 긋고 적대하는 갈등이 더 심해지고 있다"며 "게임 속에서 갈라지고 분열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제시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돌아보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이 시즌2에서 특히 담으려고 한 것은 젊은 세대의 이야기다. 시즌1과 시즌2 사이 몇 년간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더욱 무너져 희망을 잃은 청년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는 "시즌1 때는 오징어 게임에 참여할 만큼 사회적 실패를 겪으려면 인물이 어느 정도 나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몇 년 새 세상이 바뀌었다"며 "노동으로 돈을 벌 생각을 포기하고 주식이나 코인 (투자) 등 일확천금에 인생을 거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젊은 참가자를 대거 기용했다"고 밝혔다.
황 감독은 최근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져 불안과 공포로 연말을 보내는 건 국민 입장에서 화가 나는 일"이라며 "탄핵이든 하야든 책임을 져야 할 분이 빨리 책임을 져서 축복이 되는 연말을 국민에게 돌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주인공 성기훈 역의 이정재를 비롯한 주요 배우들이 참석해 소감을 밝혔다. 이정재 배우는 "시즌2의 기훈은 오징어 게임을 멈추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진 완전히 다른 인물로 바뀌었다"며 "새롭고 풍성한 모습을 보여드리면서도 시즌1에서 전 세계 시청자들이 좋아해주셨던 감정과 요소들도 충분히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제작사 넷플릭스 역시 시즌2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이날 무대에 오른 메리언 리 넷플릭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시즌2의 예고편은 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예고편 중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며 "스크린을 넘어 전 세계 문화 현상이 된 '오징어 게임'의 팬덤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