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란코 이반코비치 중국 국가대표팀 감독. /AFPBBNews=뉴스1 |
마지막 인사에서도 굳이 이토록 예의가 없어야 했을까. 중국 팬들도 자국 축구협회의 행실을 맹비난했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15일(한국시간) "브란코 이반코비치(71·크로아티아) 감독을 배웅한 사람은 단 1명뿐이었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중국을 떠나 카타르로 향했다"며 "다음 달 열리는 동아시안컵에서는 임시 감독이 중국을 지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도자 경력 34년에 빛나는 백전노장도 중국을 구하지 못했다. 이반코비치 감독 체제의 중국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3차 예선에서 탈락했다. 9차전 인도네시아와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배하며 월드컵 진출 가능성이 사라졌다. 6연속 월드컵 본선행 실패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위약금 한 푼 받지 못하고 중국을 떠났다. '소후닷컴'은 "이반코비치 감독은 중국축구협회(CFA)와 계약 해지를 협상했다"며 "그 다음 날 새벽 중국을 떠나 카타르로 향했다. 계약 조건에 따라 축구협회는 이반코비치 감독에 보상금을 지불할 의무가 없었다"고 밝혔다.
브란코 이반코비치 중국국가대표팀 감독. /AFPBBNews=뉴스1` |
중국 팬들이 10일(한국시간) 중국 충칭의 롱싱 축구 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3차 예선 최종전을 지켜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다만 축구협회는 대표팀을 위해 힘쓴 감독을 마지막까지 초라하게 만들었다. '소후닷컴'은 "이반코비치 감독은 베이징 다싱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새벽 카타르 도하를 경유 해 조국 크로아티아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며 "이날 이반코비치 감독을 배웅한 사람은 중국 내 친구 한 명뿐이었다. 그 누구도 이반코비치 감독을 배웅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알렸다.
이에 중국 축구 팬들은 단단히 뿔이 났다. 월드컵 탈락이 확정된 후에는 "늙은 사령탑이 중국 축구를 망쳤다"며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지만, 마지막 모습을 처량하게 만든 중국축구협회의 행보를 꼬집었다.
'소후닷컴'에는 "가장 먼저 해고되어야 하는 사람들은 중국축구협회에 있다", "예의가 있으면 배웅을 나갔어야 했다", "외국인 감독은 중국 축구의 희생양"이라는 등 자국 축구협회를 비난하는 중국 팬들의 댓글이 쏟아졌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1991년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백전노장이다. 2024년부터 중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독일 분데스리가와 크로아티아, 중국과 중동 등 세계 각국에서 감독을 맡은 바 있는 이반코비치 감독은 끝내 중국의 숙원인 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했다. 중국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는 2002 한·일 월드컵이었다.
중국 원정팬들이 5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3차 예선 C조 9라운드에서 열정적인 응원을 선보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