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내면의 답을 깨닫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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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내면의 답을 깨닫게 해"

입력 : 2026.06.11 00:00

데이미언 허스트 인터뷰
한국 회고전 44만명 돌파

데이미언 허스트. 국립현대미술관

데이미언 허스트. 국립현대미술관

"젊은 세대가 내 작품을 좋아해주는 것 자체가 내 작품이 시간을 이겼다는 증거로 느껴진다."

포름알데히드 수조 속 상어로 현대미술계에 충격을 안긴 영국 작가 데이미언 허스트가 한국 회고전의 흥행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회고전 '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가 진행 중인 가운데 방한한 작가는 10일 인터뷰에서 "35년 전 작품이 지금도 논쟁과 대화의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성취"라고 밝혔다.

그의 이번 한국 회고전은 누적 관람객 44만명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5600명이 넘는 관객이 방문한 셈이다. 작가는 "1990년대 영국에서 사람들이 나를 찾아와 '당신 때문에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해줬는데, 이 반응을 한국에서 듣고 있다"며 "논란거리가 되는 주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해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포름알데히드 용액이 담긴 유리 수조 안에 상어를 넣은 대표작 '살아있는 자의 마음 속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과 소 머리와 파리 유충으로 구성된 '천 년' 등 파격적인 작품에 대해 작가는 "현실 그 자체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육점에서는 동물을 도축해 소비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만 미술관으로 들어오는 순간 불편해진다"며 "그 경계를 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좋아하는 프란시스 베이컨의 회화를 100년, 200년 남는 조각처럼 만들고 싶었다"며 "수백 년간 보존되는 조각으로 만들어 관객에게 던져주고, 불쾌함과 매혹 사이에서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동물 학대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작가는 "예전에는 현실을 보여주기 위해 실제 동물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기술 발전으로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며 "현재 전시에 나온 소 머리 작품도 실제가 아니라 모형"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개인적으로 꼽는 영웅으로 프란시스 베이컨, 프란시스코 고야, 뱅크시, 티치아노, 렘브란트 등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 큰아들의 방을 꾸며주며 겪은 유쾌한 일화도 털어놓았다. "어떤 작품을 방에 걸고 싶냐고 물었고, 내 작품이 나오기를 바랐는데 뱅크시를 선택해 실망했다"며 "중요한 것은 이처럼 오래 논쟁을 지속하고 이끌어내는 힘"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예술은 위로와 즐거움, 질문을 던지는 힘을 갖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이미 우리 내면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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