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기안장' 인기 뒤엔 넷플 독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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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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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예능 '대환장 기안장'에서 기안84는 울릉도의 특이한 숙박시설을 운영하며 청춘의 낭만을 제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독특한 숙박 경험을 통해 불편 속에서도 낭만을 찾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지난달 최종화 이후에도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대규모 자본 진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으며, 기존 방송국에 대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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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바다에 떠있는 숙소
클라이밍·미끄럼틀로 출입
불편한 낭만으로 화제몰이
드라마에 예능도 접수 넷플
지상파·토종OTT 위기 가속

넷플릭스 예능 '대환장 기안장'에서 숙박객들이 테라스 침대에 앉아 대화하고 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예능 '대환장 기안장'에서 숙박객들이 테라스 침대에 앉아 대화하고 있다. 넷플릭스

"다시 (미끄럼틀로) 내려갔다가 (클라이밍으로) 올라오세요."

기안84의 엉뚱함과 넷플릭스의 자본력이 만난 예능 '대환장 기안장'에서 한 숙박객이 규칙을 어기고 미끄럼틀로 몰래 올라가자 방탄소년단(BTS) 진이 이를 적발하고는 이같이 말한다.

'대환장 기안장'의 숙박시설은 바다에 떠 있는 특이한 구조물로 주소가 없다. 숙박객들은 현포항에서 집결해 보트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2층 높이의 기안장 입구는 암벽 클라이밍으로만 진입할 수 있고, 출구는 미끄럼틀로 돼 있다. 밥을 먹으러 1층 주방에 갈 때 봉을 타고 내려와야 하며, 잠은 테라스에서 자야 한다.

낭만만큼 정의 내리기 어려운 단어가 있을까. 넷플릭스 예능 '대환장 기안장'이 기안적 낭만이 가득한 울릉도 기안장에서 "청춘은 낭만이다"라고 말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효율의 시대에 오히려 비효율적인 낭만의 가치에 대해 역설한 점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대환장 기안장'이 지난달 말 최종화 9화까지 모두 공개한 뒤에도 4월 넷째주 기준(4월 21~27일) 국내 넷플릭스 순위 5위 자리를 지키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일 첫 3회까지 공개하자마자 국내 1위에 오르고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환장 기안장'은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울릉도에서 청춘을 위한 민박을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안84가 민박집을 직접 설계했는데 "왜 꼭 집이 편안해야 하냐"며 숙박객들이 최대한 불편을 느끼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기안84의 엉뚱한 상상을 넷플릭스가 자본을 통해 현실화해준 셈이다. '효리네 민박'을 만든 정효민 PD가 연출을 맡았는데 '대환장 기안장'은 여느 숙박 예능과는 좀 다르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불편 속에는 낭만이 있다. 불편은 한 번이지만 추억은 영원하기 때문이다. 숙박객들은 기안장을 처음 보고 "기괴하다" "기발하다"며 충격을 받지만, 나중에 떠날 땐 '꿈과 로망이 실현되는 곳'이라며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린다.

낭만에는 위험이 따르기도 한다. 클라이밍하거나 봉을 탈 때 혼자 힘으로 오르지 못해 주변의 도움을 받는데 위태로워 보인다. 기안84는 미끄럼틀을 내려오다가 찰과상을 입었는데 프로그램 중간중간에 완충 역할을 하는 쿠션이 보충될 정도다. 위험하고 비판의 여지가 많은 대목이지만 '이런 게 기안스러움'이라며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기안84의 독특한 인간적 매력에 숙박객들은 '기안적 생활'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기안84가 손님들과 함께 맨손으로 카레를 먹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더듬이처럼 교감하는 느낌이 있다"며 손으로 음식을 주무르며 먹는다. 숙박객도 기안84를 따라 '맨손 식사' 경험을 한다.

기안장 직원으로 나오는 BTS 진과 지예은의 케미도 돋보인다. 요즘 가장 핫한 스타이지만, 화장실 청소, 걸레질, 빨래를 직접하며 현실 남매처럼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양한 사연을 안고 기안장을 찾은 숙박객들의 이야기는 감동을 더한다. 울릉도에 와서 별·벌레·새를 관찰하는 순수한 카이스트 대학생들, 폐암 4기 판정을 받은 두 아이의 아빠, 취업 전 낭만을 찾아 떠나온 취준생 팀, 탈북자 격투기 선수까지 각양각생의 청춘 그 자체다.

그러나 기안장의 인기 이면에 넷플릭스가 드라마·영화에 이어 예능까지 접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넷플릭스가 지난 2월부터 시작한 '일일 예능제'는 기존처럼 한 번에 모든 에피소드를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을 일주일에 한 편씩 내놓으며 지상파 방송국처럼 요일별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기존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블록버스터 느낌이 참신하게 다가온다.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진귀한 그림이 펼쳐졌다"면서도 "넷플릭스가 예능까지 본격 진출하면서 한국 방송국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자본력을 앞세워 소소한 일일예능까지 장악할 태세다"고 지적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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