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용수 순환 시대 정착
물관리 패러다임 전환 모범
대규모 환경개선 사업도 추진
글로벌 비철금속 제련기업 영풍이 친환경 경영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가 세계 제련소 최초로 도입한 ‘폐수 무방류 시스템(ZLD)’이 오는 5월 30일 도입 5주년을 맞기 때문이다.
29일 영풍에 따르면 석포제련소는 지난 2021년 5월 30일부터 폐수 무방류 시스템을 본격 가동해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ZLD는 제련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외부로 방류하지 않고 전량 재처리해 다시 공정에 재활용하는 순환형 수처리 시스템이다.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방류’가 아닌 ‘재이용’의 개념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국내 산업계의 친환경 전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석포제련소가 도입한 ZLD는 총 460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환경 투자 프로젝트다. 이 시설은 ‘상압 증발 농축식’ 방식을 적용해 공정 폐수를 정수 처리한 뒤 100℃ 이상의 고온으로 끓여 수증기를 포집하고 이를 다시 깨끗한 물로 회수해 공정용수로 재사용하는 구조다.
주요 설비는 정수 과정을 거친 공정 사용수를 증발시키는 증발농축기와 불순물을 고형화해 처리하는 결정화기로 구성된다.
영풍은 2021년 1차 투자로 309억 원을 들여 증발농축기 3대와 결정화기 1대를 설치했고 2023년에는 154억 원을 추가 투자해 증발농축기와 결정화기를 각각 1대씩 증설했다.
현재 ZLD 시설의 하루 최대 처리 용량은 4000㎥ 규모다. 실제로 하루 평균 2000~2500㎥의 공정 사용수를 처리해 전량 재이용하고 있다. 실제 이 시스템을 통해 공정 사용수를 100% 재이용한 덕분에 하천수의 취수를 줄여 수자원을 아낀 규모도 연간 약 88만㎥에 달한다.
이를 통해 수자원 보호와 수질오염 방지, 자원순환형 공정 구축이라는 성과를 동시에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영풍은 관련 특허 등록도 완료했다. 영풍의 ZLD는 이런 기술성 우수성 덕분에 국내 산업계의 대표적인 친환경 수처리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와 산업단지 관계자들의 벤치마킹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에는 강원 영월군청 전략산업팀 관계자들이 석포제련소를 방문해 ZLD 시스템을 견학했다. 영월군은 국가 핵심광물인 텅스텐 공급망 구축과 첨단산업 핵심소재단지 조성을 추진하면서 폐수 무방류 공공폐수처리시설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0월에는 한 광역자치단체의 섬유산업 담당 공무원들도 염색산업단지 이전 사업과 연계한 폐수 무방류 시스템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석포제련소를 찾았다. 2023년 12월에도 또 다른 광역자치단체 관계자들이 2차전지 산업단지 조성과 연계한 공공폐수처리시설 구축 및 수질보전 방안 마련을 위해 ZLD 시스템을 견학한 바 있다.
영풍은 ZLD를 비롯해 석포제련소 전반에 걸친 대규모 환경개선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회사는 2019년 ‘환경개선 혁신계획’을 수립한 이후 2025년까지 누적 약 5400억 원을 투입해 수질·대기·토양 등 환경 전 영역에 대한 개선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덕분에 올해 2월 기준 석포제련소 하류의 주요 국가측정망 지점에서는 카드뮴·시안·납·비소·구리 등 주요 중금속 항목이 모두 검출한계 미만으로 확인되고 있다. 대기질 역시 국내 최고 수준의 청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에어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석포제련소 반경 1km 내 위치한 석포면사무소 측정소의 주요 대기질 수치는 청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환경 개선 효과는 생태계 변화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최근 제련소 인근 낙동강 하천에서는 멸종위기종인 수달의 서식이 꾸준히 포착되는 등 제련소 주변 생태 환경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ZLD 도입 5주년은 단순한 환경 설비 운영의 의미를 넘어 국내 산업계의 환경 패러다임을 바꾼 상징적인 이정표”라며 “앞으로도 친환경 제련 기술과 환경 안전 투자 확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제련소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영풍 석포제련소는 광복 이후 국내에 설립된 최초의 현대식 아연 제련소로 우리나라 비철금속 산업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1970년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들어선 이후 현재 제련소 임직원과 협력업체·공사업체 인력을 포함해 약 1000여 명이 상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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