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미래 혁신기업 〈3〉 엠에이아이티
근골격계 질환 진단 보조 기술 개발… 최대 30분 걸리던 분석 시간 줄여
전문의 인력 부족-업무 부담 해소… 정확도 97%… 중소병원 도입도 쉬워
대구에 본사를 둔 의료 인공지능(AI) 스타트업(신생 벤처) 엠에이아이티(MaiT)는 이 같은 의료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발했다. 회사명은 ‘Medical AI Team’의 약자다. 의료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의료진의 진단을 돕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창업 철학을 담았다. 부족한 전문의를 보완하고 의료진마다 달라질 수 있는 진단 결과를 표준화해 지역이나 병원 규모에 관계없이 일정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2022년 설립된 엠에이아이티는 근골격계 질환을 분석하는 AI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영유아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DDH)을 시작으로 평발과 무지외반증, 오다리(O자형 휜 다리), X다리, 다리 길이와 정렬 분석까지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회사가 가장 먼저 주목한 분야는 영유아 고관절 질환이다. 이 질환은 초음파 영상에서 뼈와 관절의 위치와 각도를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 숙련된 전문의가 부족한 데다 촬영 상태와 판독 경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엠에이아이티의 AI는 초음파나 X선 영상에서 진단에 필요한 뼈와 부위를 자동으로 찾아 표시한다. 이어 고관절 각도와 다리 정렬 등 주요 수치를 계산하고 진단 보고서까지 만든다. 의료진은 AI가 분석한 결과를 검토해 최종 판단을 내린다. 의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측정과 분석 업무를 줄여 진료를 돕는 방식이다.
진단 속도와 일관성도 높였다. 영유아 고관절 진단 솔루션의 AI 민감도는 97.2%다. 기존에 15∼30분 걸리던 영상 분석은 1분 안에 마칠 수 있으며 실제 AI 계산에는 약 1초가 걸린다. 고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없이 일반 컴퓨터에서도 작동해 중소병원이나 지역 의료기관의 도입 부담을 낮췄다.
의료진이 판독과 수치 측정에 쓰는 시간을 줄이면 더 많은 환자를 진료할 수 있다. 특히 소아 정형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 의료기관에서도 AI 분석 결과를 진료 판단의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전문의 부족과 긴 대기 시간 때문에 놓칠 수 있는 진단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엠에이아이티의 또 다른 경쟁력은 의료 데이터다. 국내 16개 대형병원과 협력해 2만 명 이상의 환자로부터 600만 장이 넘는 의료 영상을 확보했다. 영유아 고관절 초음파와 X선 영상뿐 아니라 족부 질환과 하지 정렬, 보행 관련 자료까지 축적해 AI 성능을 높이고 있다. 전문의들이 데이터를 교차 검수해 분석 결과의 신뢰도도 관리한다.이 기술은 실제 의료 현장에도 진입하고 있다. 삼성메디슨 초음파 장비에 자사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적용 시험을 진행했다. DK메디칼시스템과는 X선 장비 탑재를 추진하고 있으며, 인피니트헬스케어·테크하임과도 협력해 병원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4년부터 2년 연속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의 글로벌 벤처스타트업 육성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료기기 인증(CE-MDR) 획득을 추진 중이다. 조만간 싱가포르 등 동남아 의료기관에서 공동 연구와 실증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 샌디에이고 라디 어린이병원과도 협력하며 글로벌 임상 기반을 넓히고 있다.
김영환 전략팀 팀장은 “근골격계 질환은 진단 시기와 의료진의 경험에 따라 치료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AI를 통해 진단 과정을 표준화하고 의료진의 부담을 줄여 지역과 의료기관 규모에 관계 없이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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