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최대 0.3%P 인하
KB “필요시 낮출 계획”
작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상승하던 시중은행 가계대출 가산금리가 반년여 만에 내려간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번주 중으로 가계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하한다. 상품별 인하폭 등 세부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KB국민은행도 아직 확정된 바는 없지만 당분간 시장 상황을 살펴보면서 필요시 가산금리를 인하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들어 가계대출이 감소하는 등 가산금리를 유지할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가 내려가지 않으면서 불거진 예대금리차를 통한 이자 장사 논란도 한몫했다. 연초 대출을 늘려야 하는 은행들의 현실적인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금리는 시장·조달금리에 은행의 가산금리가 더해져 결정된다. 작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영끌’ 등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한 이후로 시중은행에선 가산금리를 올려왔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0.05%포인트씩 올린 이후 꾸준히 가산금리를 높여왔다. 이번주 가산금리 인하가 실행되면 약 6개월 만의 하향 조정이다.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KB국민은행 등이 가산금리를 내리면 다른 시중은행들도 연쇄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떨어지지 않는 예대금리차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가산금리 인하에 한몫했다.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5대 은행에서 실제로 취급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1.00∼1.27%포인트로 집계됐다. 올해 추가 인하가 점쳐지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정책도 은행의 대출금리 하락 요인으로 손꼽힌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두 차례 정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대출금리도 함께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올 들어 가계대출 잔액은 줄고 있다. 지난 9일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3조7690억원으로, 작년 말(734조1350억원)보다 3660억원 감소했다. 월간 기준으로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4월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작년 8월엔 월간 기준으로 가계대출 잔액이 9조원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이후 시중은행이 대출을 강하게 옥죄면서 증가폭은 급격히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