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인데, 한번 볼 때 됐지?… 무대 예술 돋보이는 ‘연말 뮤지컬 3대장’

6 hours ago 3

물랑루즈, 화려한 쇼뮤지컬 무대
어쩌면 해피엔딩, 토니상 이후 금의환향
라이프 오브 파이, 아날로그 무대의 진수

귀를 만족시키는 팝 메들리,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인공지능(AI)의 서사,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무대 예술까지….

올 연말 ‘뮤지컬 3대장’이 찾아온다.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지닌 친숙한 대형 뮤지컬 세 편이 이달 말부터 연달아 무대에 오른다. 화려함의 극치, 탄탄한 서사와 음악 등 각양각색의 볼거리들이 다양하다. 왠지 겨울과 무척 잘 어울리는 ‘네임드(Named·유명한)’ 뮤지컬들을 모아봤다.

● 파리의 낭만과 향락 ‘물랑루즈!’

팝 히트곡과 1890년대 파리 클럽의 화려함을 즐길 수 있는 뮤지컬 ‘물랑루즈!’. CJ ENM 제공

팝 히트곡과 1890년대 파리 클럽의 화려함을 즐길 수 있는 뮤지컬 ‘물랑루즈!’. CJ ENM 제공
다음 달 27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개막하는 ‘물랑루즈!’는 1890년대 프랑스 파리 클럽 물랑루즈의 스타 무용수 사틴과 젊은 작곡가 크리스티안의 사랑을 그린 낭만적인 작품. 2001년 배즈 루어먼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하며, 2019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쇼뮤지컬의 정점’으로 평가받아 왔다. 뮤지컬 배우 홍광호가 2022년 국내 초연에 이어 이번 시즌도 크리스티안 역으로 돌아온다. 이 작품의 강점은 ‘팝 메들리의 결정판’이라 불릴 만큼 대중적인 음악이다. 마돈나, 비욘세, 아델, 리애나 등 세계적인 팝스타의 히트곡 70여 곡을 일부 소절로 엮은 매시업(mashup) 넘버들이 이어지며 귀를 즐겁게 한다.

무대 또한 화려함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다. 거대한 샹들리에와 풍차, 코끼리 조형물이 어우러져 20세기 초 파리의 낭만과 향락을 재현한다. 내년 2월 22일까지. 9만∼18만 원.

● 토니상의 영광 ‘어쩌면 해피엔딩’

2024년 ‘어쩌면 해피엔딩’ 공연 장면. 사진 제공 CJ ENM

2024년 ‘어쩌면 해피엔딩’ 공연 장면. 사진 제공 CJ ENM
이달 30일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하는 ‘어쩌면 해피엔딩’은 올 6월 국내 창작 뮤지컬 최초로 토니상 6관왕을 차지한 뒤라 ‘금의환향’ 분위기다. 수상 전부터 섬세한 서사와 음악으로 팬층이 탄탄했는데, 이제 비단옷까지 걸쳤으니 기대감이 한층 더 높아졌다. 10주년을 맞은 이번 시즌에는 초연 주역 전미도·최수진(클레어), 김재범(올리버), 고훈정(제임스)도 특별 출연한다. 작품은 근미래 서울을 배경으로, 헬퍼봇 클레어와 올리버가 사랑의 감정을 깨닫는 과정을 그린다. AI 로봇이 주인공이지만, 역설적으로 인간보다 더 인간답다. 반딧불이를 보기 위해 제주 숲을 찾아가고, 고장난 몸으로도 사랑을 지키려 애쓰는 모습은 따뜻한 울림을 전한다.

LP 플레이어와 종이컵 전화기 등 소품들은 극의 아날로그 감성을 더한다. 이번 공연은 객석 규모가 350석에서 550석으로 확대돼 무대가 한층 입체적으로 구현될 예정이다. 내년 1월 25일까지. 7만∼9만 원.

● 아날로그 예술의 정점 ‘라이프 오브 파이’

섬세한 퍼핏 연기 등 무대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공연 ‘라이프 오브 파이’. 에스앤코 제공

섬세한 퍼핏 연기 등 무대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공연 ‘라이프 오브 파이’. 에스앤코 제공
12월 2일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라이프 오브 파이’도 지명도에선 빠지지 않는다. 태평양 한가운데 남겨진 소년 파이와 벵골호랑이 리처드 파커의 227일간 생존기를 그린 작품. 파이 역엔 배우 박정민과 박강현이 더블 캐스팅돼 기대를 모은다. 얀 마텔의 동명 소설 ‘파이 이야기’가 원작으로, 2012년 리안 감독의 동명 영화가 미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르며 널리 사랑받았다.

무대 버전은 원작보다 더 생생한 체험을 선사한다. 거대한 폭풍우와 수평선으로 이어지는 밤하늘 등 무대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특히 호랑이와 오랑우탄, 하이에나 등 동물 캐릭터들은 모두 퍼핏(puppet·꼭두각시)로 표현된 점이 매력. 세 명의 퍼피티어가 하나의 호랑이를 조종해 생명력 있는 움직임을 구현한다. 2012년 영국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도 참여한 세계적인 퍼핏 디자이너 닉 반스가 디자인을 맡았다. 디지털 시대에 더욱 빛나는 아날로그 무대 예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내년 3월 2일까지. 6만∼16만 원.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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