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용 차량에 부착되는 연두색 번호판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성행하자 국토교통부가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세금 혜택을 받는 고가의 법인 차를 사적으로 이용하려는 경우 눈에 띄는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면 '망신거리'라고 생각해 꺼리는 것이다.
10일 국토부가 올해 신규·변경 등록된 법인 승용차의 취득 가격과 기준 가액을 비교해 차이가 큰 사례를 가려내는 작업을 최근 시작했다고 밝혔다.
올해 초부터 신규·변경 등록된 8000만원 이상 법인 승용차에는 연두색 번호판을 달도록 하자 고가의 수입차를 중심으로 이른바 '다운 계약'이 성행했기 때문이다. 수입차는 통상적으로 국내 딜러사가 판매가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차를 8000만원 미만에 판 것처럼 계약하고, 나머지 대금은 현금으로 받는 식이다.
또 차량의 주민등록번호 역할을 하는 차대번호를 변경해 제작 연도를 거짓으로 바꿔 가격을 낮추거나 고가의 차량을 우선 개인 명의로 등록한 다음 법인용 보험으로 변경하는 등의 수법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토부는 취득 가격은 등록 정보를, 기준 가격은 시가표준액이나 보험 가액 등을 기준으로 삼아 올해 등록된 법인 승용차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다. 편법으로 제도를 우회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적발되면 과세당국이나 경찰에 조사·처분을 요청하는 등 엄중히 대응할 방침이다.
[최예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