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
배우 소지섭이 13년 만에 느와르 장르 '광장'으로 돌아왔다. 그는 새로운 것과 잘하는 것 사이, 배우로서 '정답이 없는' 고민을 털어놨다.
12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광장'의 소지섭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광장'은 스스로 아킬레스건을 자르고 광장 세계를 떠났던 '기준'(소지섭 분)이, 조직의 2인자였던 동생 '기석'(이준혁 분)의 죽음으로 11년 만에 돌아와 복수를 위해 그 배후를 파헤치는 느와르 액션.
소지섭이 동생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위해 다시 '광장' 세계로 들어온 '남기준' 역을 연기한다. 광장 세계의 레전드라 불렸던 '남기준'은 11년 전 사건을 책임지고 스스로 아킬레스건을 끊은 뒤,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잠적한다. 그러나 동생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찾기 위해 광장 세계로 다시 돌아오며 복수의 여정을 시작한다.
'광장'은 공개 이후 전 세계 44 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2위에 등극했다. 그는 "넷플릭스 시리즈는 처음이라서 아직은 시청자 반응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반응을 많이 보는 것도 아니라서 좀 지켜봐야 알 것 같다. 글로벌 순위로도 체감이 잘 안된다. 지인들은 다 재밌게 봤다고 해주신다"고 밝혔다.
소지섭은 '광장'을 통해 13년 만에 느와르 액션 장르로 돌아왔다. 그는 "원래 느와르 장르를 좋아하기도 하고, 캐릭터 간에 부딪치며 나오는 에너지가 좋다. 느와르 장르 대본이 많이 나오는 것 같지만, 사실 귀하다. 1년에 한두 개 나올 까말까인데 저한테 대본이 왔을 때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제가 그동안의 작품에서 쌓아온 이미지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기준이란 인물이 말이 많지 않고, 그런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기존에 있던 작품에서 제 모습과 겹쳐 보인 것 같다. 그래서 저한테 대본을 주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광장'의 주연배우 소지섭이 12일 진행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
특히 '광장'은 두터운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광장'은 원작과 닮았으면서도 다른 매력과 재미를 선보인다. 소지섭은 "시나리오 먼저 보고, 웹툰을 봤는데 '내가 해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을 하긴 했다. 생각보다 액션도 많고, 원작의 느낌을 살릴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이제 나이도 있고, 관절이 안 좋다. 다행히도 촬영할 때 다치지 않고 무사히 잘 끝냈다. 실제로 머리로는 이미 갔는데 몸은 반 박자 느리더라"라고 말했다.
원작과의 비교에 대해서는 "기준이 멈추긴 해도 뒷걸음질은 하지 않는 인물이나. 원작에서는 한 명을 끝장낸 다음에 전진하는데 그게 지루해지거나 끊김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선택한 게 에너지와 파워인 것 같다"면서 "합을 맞추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고, 제가 다가가는 것도 있지만, 상대가 다가오는 경우가 많고, 넓은 공간보다 좁은 공간을 활용했다. 한꺼번에 덤비는 게 많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원작 보기 전에 시나리오를 봤고, 그 자체로 만족했던 부분이 있다. 원작 있는 작품을 꽤 했는데 '광장' 팬들이 이 웹툰을 정말 사랑하는 게 느껴진다. 원작 있는 작품을 만들 때는 훼손하려고 만드는 게 아니다. 어떻게 보면 원작을 뛰어넘기 위해 만드는 거다. 좋은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소지섭은 오직 복수를 향해 돌진하는 '기준'의 고독한 사투는 눈빛과 몸짓, 액션에 깊은 서사를 담아냈다. 그는 "개미굴 액션이 클라이맥스인 것 같다"면서 "그 장면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누군가 다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힘들었다. 중간중간에 일반 배우들이 섞여 있는데 아차 하는 순간 다친다. 촬영 전에 그걸 신경 썼다"고 전했다.
이어 "직접 액션을 소화한 비율이 70~80%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제가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었고, 화면상에 잘 나오는 게 중요해서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맞춰갔다. 평소에 기본적으로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이라 체력적인 문제는 없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헬스는 하고, 요즘은 권투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광장'의 주연배우 소지섭이 12일 진행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2025.06.12 |
특히 '기준'에게는 동생 '기석'의 죽음이 행동의 이유가 된다. 소지섭은 "'기준'이 착한 사람은 아니다. 무자비하게 복수하고 있지만 진행 과정에 있어서 이 사람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막판에는 처절함도 비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갈수록 그 깊이를 더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동생밖에 모르는 바보인 거다. 동생과 서사가 부족하게 그려지지만, 목표가 있어서 괜찮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그 신의 감정이다. 신이 진행될수록 사람이 처절하고, 애절하게 그 사람이 이해되게끔 하려고 노력했다. 눈빛을 따로 연습하진 않았고, 감정을 가져가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광장'으로 다시 한번 '잘하는 것'으로 돌아온 소지섭은 연기 방향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고. 그는 "제가 연기파 배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제는 뭘 해도 비슷하게 보이는 것 같다. '내가 더 이상 뭘 할 수 있지?'라는 생각도 든다. 새로운 얼굴을 찾는 게 맞는지, 새롭게 나와도 비슷하게 보시니까 잘하는 걸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정답은 없지만 고민하는 시기다. 고민을 나눈다고 답을 주는 사람은 없어서 스스로 해결해야 할 것 같다. '광장'이 잘 되면 제가 잘하는 걸 또 해보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그는 "근데 제가 배우 하는 동안은 느와르를 계속하고 싶다. 액션이 많든 적든 계속하고 싶은 장르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소지섭은 '광장' 촬영이 끝난 후 동료 배우, 스태프들에게 금 한 돈을 선물한 사실이 알려지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그는 "주인공을 맡은 후부터는 촬영이 끝난 뒤에 늘 선물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스태프나 출연진이 많아서 저도 깜짝 놀랐다"며 "디테일한 기준을 정하진 않았고, 배우, 스태프, 배우들의 매니저까지 웬만한 사람들에게 다 돌렸다. (주연으로서) 책임감도 있겠지만, 무사히 끝난 걸 감사하고, 또 그분들이 있어야 제가 있는 거다. 그동안 다른 작품에서도 선물을 드렸는데 다 협찬인 줄 알더라. 요즘에 좀 어렵고, 금은 혹시나 어려울 때 나중에 팔아서 쓸 수 있는 물건이라서 금을 선물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