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광록 부자가 7년 만에 재회했다.
13일 방송된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서는 오광록이 7년 만에 아들 오시원을 만났다.
오광록은 "나는 아빠가 5살쯤에 시원이 엄마랑 헤어졌다. 시원이 엄마는 친정으로 가게 됐고 저는 혼자가 됐다. 그리고 30년 동안 아이와 함께 살지 못했다"고 이혼 부부임을 밝혔다. 오광록은 아내와 이혼했던 이유가 연극만 해서 가난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아들과 통화하기 위해 아내의 집 전화를 써야했기 때문에 아들과 잘 연락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장광은 "연극배우 중에 연봉 500만 원인 사람이 많다"고 했고, 오광록은 "한 달에 십 만원 벌었던 것 같다. 두 달 연습하고 한 달 공연해서 만 원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오광록은 "아들과 코로나 전에 보고 7년쯤 지났다. 전화해도 잘 안 받고 카톡해도 답장이 없다"라며 씁쓸해했다. 아들이 왜 연락을 피하는 것 같은지 묻자 그는 "모르겠다. 마음의 날씨가 안 좋구나 싶다"고 했다. 오광록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2월 아들에게 안무 카톡을 보냈지만 아들은 아무 답장도 없었다.
제작진의 연락으로 오광록과 아들의 만남이 성사됐다. 개인 인터뷰에서 아들은 "제가 아빠 탓을 하면서 화가 가라앉지 않은 게 있었다. 저는 아빠와 관계를 회복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라며 "나는 이런 상처가 있었다는 걸 본 다음에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 아직 분노를 푸는 방법을 몰랐다"라고 고백했다.
오광록이 "이번에도 아빠랑 무척 오랜만에 보는 거지?"라고 묻자 아들은 "덕분에"라며 "밥 먹자고 했는데 아빠가 바빴잖아요. 되게 용기내서 밥 먹자고 한 건데 못 먹는다고 해서 속상했다"라고 말했다. 오광록은 "그때 제가 한창 촬영 중이어서 제주도를 왔다갔다 할 때라 코로나 시기이기도 해서 밖에서 식사를 못 했다. 아들이 서운했을 거다"라고 전했다.
오광록이 "어떻게 지냈어?"라고 묻자 아들은 "자취 시작하면서 회사일도 하고 지내고 있다. 회사에서 운영하는 공간 임대, F&B 공간 운영을 맡아서 하고 있다"고 이직 소식을 전했다. 오광록은 "음악 일은 어떻게 하고 있냐"고 물었고 아들은 "회사 일을 하느라 음악은 쉬고 있다"고 했다.
아들은 "아빠랑 나는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쌓았어야 할 유대감이 없지 않냐. 아빠는 저한테 존재감이 없었다.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인지도 몰랐고 아빠는 그냥 있느니만 못한 사람이었다"라고 고백했다. 아들은 "초등학교 1,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엄마한테 '아빠 언제와?'라고 물었는데 어느 순간 아빠는 없는 존재가 됐더라"라고 했다.
/사진=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 방송 캡처 |
/사진=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 방송 캡처 |
오광록은 "아빠는 시원이에 대한 유대감이 깊다. 네가 태어나기 전의 시간부터 너를 외가로 보내기 전의 시간까지 아빠 마음 속엔 추억이 있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아들은 "아빠의 연락을 피해게 된 게 화가 나서인 것 같다. 그게 제 표현이었던 것 같다. 너무 화가 나서 연락을안 받아버리거나 답장도 안 받고. 아빠 전화뿐 아니라 친할머니 전화도 안 받았다. 차라리 아빠한테 화를 냈어야 했는데 안 하다 보니까 좀 곪아있던 것 같다. 원망도 했던 것 같고"라고 털어놨다.
아들은 "저는 아빠를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고. 지금이야 다 지난 일인데 음악만 하면 좋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었고 엄마도 일을 하고 있었고 아빠가 엄마한테 얼마나 지원하는지 몰랐다. 저도 음악만은 못 하겠더라. 사실 그때 음악 활동하면서 학교를 자퇴하고 알바를 하루에 두 탕씩 뛰었다. 그때는 발이 너무 아파서 샤워기 물 틀어놓고 발 주무르면서 앉아있었다"라고 말했다.
아들은 "치킨 발골하는 일, 카페 일, 남대문 시장 골목에서 모자 파는 일을 해봤다. 아빠의 지원이 있던 때도 있고 아예 없던 때도 있어서 음악에 집중할 수는 없었다"라고 밝혔다. 아들은 "친할머니 집은 따사로웠는데 외할머니 집에 가니 차갑고 어두웠다"라고 고백하며 한참 눈물을 쏟았다. 아들은 "저의 유년 시절 기억은 아직도 어둠 속에 있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들은 "엄마가 얼마나 혼자 힘들게 지냈는지, 제가 그런 엄마를 보면서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는지 아빠가 알아줬으면 한다"라며 "엄마한테 아빠가 한번쯤은 '그 시절 고생 많았다'라고 진심어린 말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 방송 캡처 |
/사진=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 방송 캡처 |
오광록은 "그 말은 어른들의 얘기인데, 네 엄마가 언제나 너한테 최선을 다했다는 걸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그걸 입에 담을 자격이 없었다. 아빠는 당연히 인정하고 존중한다"라고 했다. 그는 개인 인터뷰에서 "저한테는 5살 때까지의 시원이의 기억만 있었다. 이런 시간을 통해서 아들이 가슴에 담았던 해소하지 못한 말들을 거침없이 툭툭 내뱉고 시원이의 생채기가 저한테 나고 시원이의 화가 풀린다면, 앞으로 나아가면 좋겠다"고 고백했다.
오광록은 아들한테 "더 화나기 전에 더 쉽게 나한테 말해"라고 했고, 아들은 "(부모님이 이혼하고) 외할머니 집에 간 후의 기억부터가 제 유년 시절의 모든 기억이다"라고 했다. 아들은 개인 인터뷰에서 "'잘못하면 이 집에서 쫓겨날 수도 있겠다'라며 눈칫밥을 먹었다"라고 밝혔다. 아들은 "이혼한 가정들은 많을 텐데 슬픔 없는 집도 없을 테고. 저도 이걸 얘기 안 하고 살다 보니 갑자기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더라"라고 했다.
아들은 "초등학교 졸업식 때 아빠를 봤는데 사자머리였다. 친구들 아빠는 회사원 복장이었는데. 그전부터 '아빠 언제 와?' 질문을 받았는데 할머니가 '얘기도 하지 마라. 그게 무슨 아비냐'라고 하더라. 아빠는 회사원도 아니고 유학갔던 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고선 내가 알던 것과 달랐더라"라고 했다. 아들은 "사진첩에 보던 사람이 제 초등학교 졸업식에 나타났는데 낯설고 어색했다"고 했다.
아들은 "아직 할 얘기가 많다"고 했고, 오광록은 "천천히 조금씩 얘기하자"라고 했다. 아들은 "못 할 것도 없겠더라. 이 관계를 이대로 두고 싶진 않기 때문이다"라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