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두 차례나 월드컵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57) 감독이 12년 전의 악몽을 되풀이했다.
홍 감독은 29일 멕시코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독직 사퇴를 발표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다음 날이다.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팀을 맡을 예정이었던 홍 감독은 북중미월드컵 성적 부진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최종 순위는 34위로, 역대 월드컵 사상 ‘최하 순위’다. 32개국 체제였던 과거 대회 기준으로 따지면 본선 조별리그조차 오르지 못한 성적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홍 감독은 한국 축구가 본선 무대를 밟은 12번의 대회 중 절반이 넘는 7번을 함께했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부터 2002년 한일 대회까지 선수로서 4회 연속 그라운드를 누빈 그는 2006년 독일 대회에서는 코치로 참가했다.
이후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처음 사령탑으로 나섰고, 12년 만인 이번 북중미 대회에서 다시 태극전사들을 이끌었다. 12회 본선 진출 역사상 두 번이나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은 홍 감독뿐이다. 이번에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승점 1) 때보다는 많은 승점(3점)을 따냈지만, 상황을 고려하면 최악이다.
홍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해주시고 대표팀을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제게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감독을 맡기로 결정한 순간부터는 다른 이유를 생각하지 않았다. 제게 맡겨진 책임을 끝까지 다하는 것,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 없다. 하지만 제 모든 판단의 기준 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며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앞설 수 없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설명보다 책임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끝내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제게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본진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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