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에 비용 적게 드는 소도시 선호 늘어
“비자 면제 후 상승세 탄 중국 등 아시아 수혜” 전망
여전히 한국인 3명 중 1명이 찾는 1위 여행지이지만, 여행 이유로 ‘비용’을 꼽는 비율은 급락했고 도쿄·오사카 대신 후쿠오카·삿포로 등 ‘덜 붐비는’ 소도시가 주목받는다.
25일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코로나 전후 8년간 일본을 중심으로 한 해외여행 행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엔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여행비용·물가에 대한 선호도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컨슈머인사이트는 2015년부터 수행하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6000명)에서 국내·해외여행 소비자의 여행 경험과 인식을 묻고 있다.일본 여행지 점유율 2019년 대비 10%p 증가
일본은 한국인 해외여행자 3명 중 1명이 다녀올 정도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여행 국가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난 2023년 32%에서 작년과 올해 5월까지 34%로 증가하며 대세 해외여행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노재팬’(일본 불매) 현상이 나타난 2019년(24%)에 비해 10%p, 그 이전인 2017~2018년(29%~31%)에 비하면 최대 5%p 증가한 수치다.해외여행의 아시아 점유율이 코로나 이전 75% 수준에서 작년 81%, 올해 83%로 증가한 것도 일본 여행의 인기에 크게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2년간 16%로 고점을 찍었다가 올해 14%로 하락했으나, 코로나 팬데믹 전에 비하면 여전히 높다.
중국은 2017년 9%에서 코로나를 거치며 2023년 3%까지 떨어졌다가 올해는 7%로 급등했다. 지난해 11월 30일 시행한 비자 면제 조치 효과다. 그 뒤로는 태국(6%), 대만(5%), 필리핀(4%) 순으로 2019년 전과 비교해 별다른 차이는 없었다.
일본여행, 제일 큰 이유는 ‘여행기간·이동거리’한국인이 일본을 여행지로 선택한 이유는 ‘여행기간·이동거리가 적당해서’(35%)가 제일 많이 꼽혔고 ‘여행비용·물가 때문에’(17%)가 다음이었다.
여행의 ‘근거리, 단기간, 저비용화’ 트렌드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이어 ‘볼거리가 많아서’(11%)가 3순위였고 먹을거리, 살거리, 놀거리 등은 모두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 중 가장 급격한 변화를 보인 것은 ‘여행비용·물가’ 항목이다.
2022년까지 줄곧 10% 안팎으로 ‘볼거리’, ‘먹을거리’에 뒤지다가 이후 2년간 급상승해 최고 24%를 찍었지만, 올해는 17%로 떨어졌다.
팬데믹 이후 계속되던 엔저와 저렴한 현지 물가라는 이점이 최근 들어 급격히 약화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가까운 후쿠오카 비중 크게 늘어
일본여행의 선호 지역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여행지역 점유율에서 오사카(2023년 34%→2025년 31%), 도쿄(26%→24%) 등 대도시는 감소한 반면 소도시인 후쿠오카(20%→23%)와 자연·휴양 중심지인 삿포로(10%→11%), 오키나와(5%→6%)는 증가 추세다.
한국에서 가깝고 물가도 비교적 저렴한 후쿠오카 비중이 가장 크게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조사 관계자는 “이런 변화는 엔화 강세와 현지 물가 상승 외에도 오버투어리즘(여행 과잉)의 반작용, 국내 경기 악화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 작용한 결과”라며 “일본은 여전히 한국인의 대표 해외 여행지임이 분명하나, 가성비라는 절대 강점이 힘을 잃을 경우 장기 조정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자 면제 조치 이후 급등한 중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의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일부는 국내 여행으로의 회귀 효과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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