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40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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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40년 만에 최저

입력 : 2026.06.30 17:54

162엔대 추락…日경제 경고등
美긴축 전망·日적극재정 영향
금리 격차 벌어지며 엔화 약세
日정부 "필요하면 시장 개입"

달러당 엔화값이 162엔대 초반까지 떨어지며 약 39년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985년 플라자합의 직후 형성된 엔화값과 유사한 수준을 보인 것이다.

3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값은 오후 3시 30분 현재 162.25엔을 기록 중이다. 전날(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161.9엔대까지 떨어졌던 엔화값은 도쿄시장에서도 달러 매수, 엔화 매도가 이어지며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리는 162엔을 밑돌았다. 이는 1986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엔화 약세의 가장 큰 배경은 미국의 긴축 전망"이라며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탄탄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한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금리 상승 기대가 달러 강세를 이끌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엔화는 매도 압력을 받는 것이다.

일본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1%까지 올렸지만 미국과의 금리 차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여기에 일본의 완화적인 금융 환경과 적극적인 재정 정책 기조 역시 엔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엔저는 일본 경제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 식료품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전기·가스요금 등 생활물가가 오르면서 일본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약화되고 소비 부담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과거와 달리 일본 기업의 해외 생산도 확대되면서 엔저에 따른 수출 확대 효과보다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엔저 속도가 빨라지자 일본 정부는 즉각적인 구두 개입에 나섰다.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은 이날 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필요할 경우 언제든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단호한 조치가 포함된다는 점은 최근 미·일 재무장관 온라인 회담에서도 확인했다"며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엔저가 역사적 저점까지 내려온 만큼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정부 등은 지난 4월 달러당 엔화값이 160엔대를 기록했을 때와 2024년 7월 161엔대까지 하락했을 당시에도 대규모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선 바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장 개입만으로 추세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더욱 강해질 경우 달러당 165엔대까지 엔저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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