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유럽 전역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으로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 서유럽 3개국에서만 최소 3700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하라 사막에서 북상한 아프리카 고기압이 중서부 유럽 상공에 뜨거운 공기를 가두는 '열돔' 현상을 유발하면서 인명 피해와 전력망 부하 등 사회적 비용이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유럽 각국 보건당국은 지난달 발생한 폭염 관련 잠정 초과 사망자 수치를 공개했다.
초과 사망은 특정 기간에 과거 통계에 기반해 예상되는 사망자 수를 넘어선 추가 사망을 의미한다.
피해가 가장 집중된 프랑스에서는 6월 22~28일에만 2025명의 초과 사망자가 보고됐다.
스테파니 리스트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사망자 수가 전주 대비 29.1%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파리를 포함한 일드프랑스 지역의 사망률은 62% 치솟았으며, 자택 사망자 수도 평소보다 약 40% 증가해 사회적 고립 계층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벨기에에서는 6월 18~29일 사이 평시 대비 39% 높은 1222명의 초과 사망이 확인됐으며, 네덜란드에서도 주로 80세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약 480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다.
남유럽의 스페인 역시 유례없는 고온 현상으로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스페인 카를로스 3세 보건연구소가 운영하는 전원인 사망 모니터링 시스템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고온 관련 원인으로 최소 1028명이 숨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07명)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이자 2015년 해당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6월 기준 가장 많은 수치다.
스페인 기상청은 "올해 6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3.2도 높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더운 6월이었으며, 상반기 전체 평균기온 역시 역대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이번 폭염은 중동부 유럽으로도 확산해 헝가리 세체니가 42도, 슬로바키아 투르냐나드보드보우가 41도를 기록하는 등 독일, 폴란드, 체코 등지에서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기상학자들은 인간 활동으로 인한 기후변화가 아프리카 고기압의 강도를 키워 이번 폭염 기온을 평년보다 최고 4도까지 추가로 끌어올렸다고 분석한다.
다국적 기후 연구자 모임인 세계기상특성(WHA)과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 및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을 기후변화가 초래한 결과로 진단했다.
스페인의 경우 1975~2000년 사이 6월 폭염은 두 번에 불과했으나, 2000~2025년 사이에는 10번으로 빈도가 다섯 배 늘어나는 등 여름이 길어지고 시작 시기가 빨라지는 추세다.
유럽의 가옥 및 도시 기반 시설이 고온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음 문제와 오래된 건축물의 외관 훼손 우려 등으로 인해 현재 유럽 전역의 에어컨 등 냉방 기기 보급률은 약 20% 수준(프랑스 25%, 스페인 50%)에 머물고 있어 고령층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유럽 각국 보건당국은 사망 신고 지연 등을 고려할 때 최종 집계 시 사망자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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