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지난해 6조 클럽을 달성하며 ‘금융 1위’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삼성금융네트워크가 올 상반기 1위를 KB금융에 내줬다.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삼성화재의 순이익이 올해 급감하면서 KB금융에 역전을 허용했다. 삼성화재의 하반기 반등 여부가 삼성금융의 타이틀 탈환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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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금융(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별도기준) 합산은 2조 9269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생명 1조 2005억원, 삼성화재 9539억원, 삼성증권 4400억원, 삼성카드 3325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3조 2008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4대 금융지주를 넘어섰다. 금융지주 순이익 1위인 KB금융(2조 7815억원)을 비롯해 신한금융(2조 7470억원), 하나금융(2조 687억원), 우리금융(1조 7554억원)을 모두 앞질렀다. 당시 4대 금융지주는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삼성금융이 압도적인 성장률을 이루며 이를 앞섰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삼성생명과 함께 삼성금융의 핵심축인 삼성화재가 흔들렸다.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25.3% 급감했다. 올해 초 산불, 화재, 폭우 등 대형 자연재해가 연이어 발생해 피해액이 증가했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치솟으며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이규현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손익파트장은 지난 13일 컨퍼런스콜에서 “자연재해 손해와 관련해 올해 1분기 420억원 가량의 강설 손해가 있었고 7월 현재 강설 손해는 100억원 정도로 추산 중이다”며 “집중호우 피해는 100억원 가량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KB금융은 실적 갱신 행진을 이어갔다. KB금융은 3조 4357억원으로 금융지주 순이익 1위는 물론 삼성금융을 제치고 금융권 1위에 올랐다. 이어 신한지주도 3조 374억원의 순이익으로 삼성금융을 따돌렸다.
KB금융의 실적 개선은 KB국민은행이 이끌었다. KB손해보험, KB증권, KB국민카드의 순이익이 1년 전과 비교해 10% 이상 감소했지만 KB국민은행이 45% 급증하며 실적을 수성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약점으로 꼽혀온 비이자 이익은 2분기 1조 4313억원으로 1년 새 15.2% 불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