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나요?”가 궁금하다면 이들처럼! [여책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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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냐 건 웃지요.” 시인 김상용의 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의 한 구절입니다. 요즘 식으로 해석하면 약간의 허무개그같은 코드가 있는데요. 전반적인 분위기는 자연을 벗 삼아 지인들과 행복하게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을 노래했죠. 어쩌면 현재를 사는 우리의 희망사항과도 같습니다. 이 시가 쓰인지 100년 가까이 되는 것을 감안하면 참 흥미롭습니다.

사진 = 이타북스

사진 = 이타북스

여행을 떠나기 전 마음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떠나야 하는데 꼭 ‘의미’를 둬야 할 필요는 없을 테니 말이죠. 그냥 ‘왜’ 떠나야 한다 하면 웃음 한 번 지으면 그만 아닐까요. 준비하면서든, 여행을 가서든 또 한 번, 아니 여러 번 웃음 지으면 더 좋고요. 여책저책은 4만 팔로워를 보유한 여행 크리에이터의 힐링을 담은 사진 에세이와 나이 쉰부터 여행 기록을 쓰기 시작해 칠순에 책을 출간한 작가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여행은 끝났는데 길은 시작됐다
제이림 | 이타북스

사진 = 이타북스

사진 = 이타북스

책 제목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행은 끝났는데 길은 시작됐다’. 허탈하기도, 해탈을 해야 알 수 있는 문장이기도 하다. 끝난 여행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길은 어느 곳에나 나 있으니 이쯤해서 여행은 멈춰도 된다는 건지, 궁금증을 잔뜩 불러일으킨다.

​이 책을 쓴 제이림은 여행에 있어서는 프로라 불러도 될 경력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 30여 국, 120여 도시를 쏘다녔다. 더구나 SNS 4만 팔로워를 보유한 여행 크리에이터로, 또 제주를 기반으로 스냅사진을 찍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그런 그가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글과 사진으로 답한다. 작가는 스스로 아무도 자신을 찾지 않는 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 역시 일상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너무나 많은 일들과 만나는 사람들에 치여 지쳤을 때 여행을 떠났다. 여행을 통해 다시 꿈꿀 수 있는 불을 지펴줄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사진 = 이타북스

사진 = 이타북스

​그래서 자신의 글과 사진이 힘든 이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렇게 힘들 때마다 발걸음 닿는 대로 길을 떠나다 보니 수많은 나라와 도시를 다니는 여행 크리에이터가 된 자신처럼 누군가는 여행으로 힐링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이 책에는 일본, 스위스, 이탈리아, 그리스, 조지아, 크로아티아 등 그가 여행지에서 직접 찍은 사진들과 그곳에서 생각한 것들을 담은 글들이 담겨있다. 책을 천천히 한 장 한 장 넘기며 그가 여행지에서 직접 찍은 사진들과 그곳에서 생각한 것들을 담은 글들을 차를 마시듯 음미해보자. 한 사람의 기억에 불과했던 것이 우리를 어루만지는 위로가 돼준다. 그의 여행기를 통해 우리는 다시 한 번 삶이라는 여정에 나설 용기를 얻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이 주는 매력이다.

오십부터 삶이 재미있어졌다
박경희 | 드림셀러

사진 = 드림셀러

사진 = 드림셀러

​젊은 시절 며느리로, 아내로, 엄마로 그리고 자신에게 맡겨진 일에 충실히 사느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나이 쉰에 자신의 삶을 즐기겠다 다짐하고 여행 기록을 쓰기 시작했다. 20년이 훌쩍 지나 칠십에서야 그 기록을 모아 책으로 엮을 결심을 했다. ‘오십부터 삶이 재미있어졌다’의 저자 박경희의 이야기다.

​작가는 50세가 되던 해에 아버지로부터 소포 하나를 받았다. 아버지가 손수 필사한 신약과 구약성경이었다. 아버지는 필사한 성경을 인쇄해 기념할 만한 사진과 기록들을 넣어 자식들의 집으로 보낸 것이다. 80년을 넘게 살아온 아버지 삶의 이야기가 담긴 기록이었다.

작가는 이를 계기로 인생의 후반기는 다른 사람이 아닌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해 살 것을 다짐한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인생에 힘이 되고 원동력이 되는 내적 동기들이 있다.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을 재발견하고 성장하고 싶은 갈망도 있다. 그렇게 20년이 흘러 현재 70세를 맞은 그는 요즘 가장 행복한 일이 여행과 글쓰기다. 그래서 그 둘을 엮어 삶의 결실을 완성하고자 책 집필에 나섰다.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삶을 체험하고 자신을 재발견하는 여정이다. 행복의 핵심은 긍정적인 감정, 기쁨과 즐거움을 자주 경험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행은 바로 그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행위다. 작가에게 여행은 곧 행복 그 자체인 셈이다.

사진 = 드림셀러

사진 = 드림셀러

​책에는 작가의 여행 전부터 후까지의 마음을 담뿍 담았다. 여행은 사실 여행지를 가는 것보다 여행 가기 전의 설렘과 준비가 더 큰 행복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여행과 관련한 자료와 책을 보면서 설레고 상상하는 시간을 즐기면서 정신적, 감정적으로 더 큰 행복을 만끽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배우고 읽었던 문학과 그림, 음악과 같은 예술을 떠올리며 여행지에서 가 볼 곳들을 준비했다.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더 많은 곳을 여행할 수 있어서 삶이 더 재미있고 충만해졌다. 여행을 통해 얻은 삶의 해답은 더 많은 시간이 아니라 잠시 삶의 속도를 늦추고 가장 중요한 것들을 중심으로 삶을 단순화하는 것임을 깨닫는다는 작가는 인생의 후반기를 잘 준비하면 전반기 삶보다 훨씬 더 행복하고 즐거울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 책은 그래서 여행에세이기도 하지만 인생을 말하는 삶의 에세이로 봐도 무방하다. 나이가 들수록 힘들고 지친 삶에 무기력함을 느끼고 있다면, 조금씩 자신의 삶을 즐기고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어른이 되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느끼길 바라본다.

※ ‘여책저책’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세상의 모든 ‘여행 책’을 한데 모아 소개하자는 원대한 포부를 지니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출판사도 좋고, 개별 여행자의 책도 환영합니다. 여행 가이드북부터 여행 에세이나 포토북까지 어느 주제도 상관없습니다. 여행을 주제로 한 책을 알리고 싶다면 ‘여책저책’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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