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2024 노인학대 실태조사 결과
전체 38% 배우자에 의해 발생
집안서 일어나는 경우가 압도적
지난해 노인학대가 7000건 넘게 발생해 전년 대비 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자가 배우자인 경우가 가장 많았고, 집안에서 대부분의 노인학대가 일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건복지부가 13일 발표한 ‘2024년 노인학대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확인된 노인학대 건수는 총 7167건으로 전년 대비 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노인학대 관련 신고는 2만2746건에 달했으며, 이 중 31.5%가 실제 학대로 인정됐다. 노인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신고 건수는 증가세지만 인정률은 2020년 36%대에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학대 발생 장소는 ‘가정 내’(88.2%)가 6323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노인요양시설 같은 생활시설에서의 학대는 2023년(571건) 대비 4.2% 증가한 595건이었으며, 경로당과 같은 이용시설 학대는 1년새 108건에서 52건으로 줄어들었다.
학대 행위자 중에서는 배우자의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전체의 38.7%(3053건)를 차지했다. 아들이 26.4%로 뒤를 이었고, 기관은 16.9%, 딸은 7.3%였다. 기관에 의한 학대는 2023년 대비 약 14.7% 감소한 1334건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배우자 학대가 증가하는 배경에는 가구형태 변화가 있다”며 “자녀동거 가구가 줄고 노인부부 가구가 증가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대 가해자와 정신질환자에 의한 학대도 증가하고 있다. 2023년 93명이었던 20대 학대자는 지난해 158명으로 급증했으며, 학대 행위자가 정신장애를 가진 경우 정신분열이 309건(27.5%)로 가장 높았다.
학대 유형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기본적인 돌봄을 방기하는 ‘방임’은 758건에서 610건으로 20% 가량 감소한 반면, 신체적 학대는 4541건에서 4797건으로, 정서적 학대는 4531건에서 4784건으로 각각 5.6%씩 증가했다. 이는 노인학대의 양상이 점차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대 피해자에 대한 사후 관리와 상담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피해자 관리 횟수는 4만340건으로 전년(3만3207회)보다 21.5% 증가했으며, 학대 관련 상담도 17만8780회로 전년 대비 5.5% 늘었다. 피해자 1인당 평균 상담 횟수는 24.9회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