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시대, 비트코인은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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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 / 법무법인 SL파트너스 고문]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양자컴퓨터가 지금의 컴퓨터보다 훨씬 강력한 계산능력을 갖게 되면 비트코인의 암호체계를 깨고 다른 사람의 비트코인을 임의로 옮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초기에 채굴한 것으로 추정되는 약 100만개 안팎의 비트코인이 양자컴퓨터의 공격에 자주 거론된다. 이 오래된 비트코인이 주목받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비트코인 초창기에는 P2PK(Pay-to-Public-Key) 방식이 사용됐는데, 이 방식으로 보관된 비트코인은 공개키 자체가 처음부터 블록체인에 그대로 드러난다. 따라서 충분히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공개키를 바탕으로 개인키를 찾아내는 공격을 바로 시도할 수 있다. (사진=챗GPT)반면 이후 널리 사용된 P2PKH(Pay-to-Public-Key-Hash) 방식은 공개키 자체가 아니라 공개키를 변환한 해시값을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따라서 해당 공개키가 과거 거래 등을 통해 아직 노출되지 않았다면, 공개키가 처음부터 드러나는 P2PK 방식보다 양자컴퓨터의 공격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이런 이유로 충분히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할 경우에는 공개키가 이미 노출되어 있는 P2PK 방식의 오래된 비트코인이 상대적으로 더 큰 위험에 놓이게 된다. 현재의 일반 컴퓨터로는 공개키가 드러나 있더라도 그 공개키에서 개인키를 알아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충분히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이러한 안전의 전제가 흔들릴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일반 컴퓨터를 단순히 더 빠르게 만든 기계가 아니다. 일반 컴퓨터는 비트(bit)를 사용해 정보를 0 아니면 1 가운데 하나의 상태로 처리한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큐비트(qubit)를 사용하는데, 큐비트는 동전이 공중에서 회전하는 동안 앞면과 뒷면의 가능성을 함께 가진 것처럼 0과 1의 상태가 겹쳐 있는 ‘중첩’을 이용해 여러 가능성을 함께 계산한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간섭’이라는 성질도 이용한다. 연못의 물결이 서로 만나면 같은 방향의 물결은 더 커지고, 반대 방향의 물결은 서로 약해지는 것과 비슷하다. 양자컴퓨터도 이런 원리를 이용해 정답이 나올 가능성은 키우고, 오답이 나올 가능성은 줄인다. 그렇다고 양자컴퓨터가 모든 일을 잘하는 만능 컴퓨터는 아니다. 문서 작성이나 인터넷 검색 같은 일상적인 작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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