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우주항공 게임체인저 키운다…8800억 초장기펀드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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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자금 6800억 투입…공공 비중 77%로 확대
최대 15년 운용하며 기술 상용화까지 후속투자
기술 전문 운용사 KSTP 설립도 적극 지원

  • 등록 2026-07-20 오후 4:22:13

    수정 2026-07-20 오후 7:09:12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금융당국이 양자컴퓨팅과 우주항공, 첨단바이오처럼 기술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미래 핵심기술에 장기간 투자하는 88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든다. 차세대 반도체와 첨단 신약을 시작으로 우주항공 등까지 투자 대상을 넓히고, 펀드 운용기간도 최대 15년으로 늘려 기술기업이 성과를 낼 때까지 자금을 공급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원장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초장기기술투자펀드' 공청회에서 모두 발언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이억원 금융위원원장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초장기기술투자펀드' 공청회에서 모두 발언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는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IR센터에서 ‘초장기기술투자펀드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운영방안을 공개했다. 이 펀드는 국민성장펀드의 7조4500억원 규모 간접투자 사업 가운데 하나다. 금융위는 올해 6개 안팎의 자펀드로 총 8800억원을 조성하고 3분기 중 운용사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전체 재원 가운데 첨단전략산업기금이 6000억원을 출자하고 민간에서 2000억원 이상을 모집한다. 정부 재정 800억원은 투자 손실이 발생할 경우 먼저 부담하는 후순위 자금으로 넣는다. 전체 펀드에서 공공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7%로, 일반 정책성 펀드의 20~40%보다 훨씬 높다. 민간 운용사와 투자자의 부담을 낮춰 장기투자를 끌어내려는 취지다.

펀드 존속기간은 일반 정책성 펀드의 8~10년보다 긴 최대 15년으로 설정한다. 이 가운데 실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간도 최대 7년으로 늘린다. 짧은 기간 안에 수익을 내고 자금을 회수하기보다 기술의 잠재력과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도록 설계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긴 시간이 필요한 기술의 성장 과정을 짧은 금융의 시간 안에서 평가해 왔다”며 “초장기기술투자펀드는 기술의 시간과 금융의 시간을 맞추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운용사를 뽑는 기준도 달라진다. 기업의 재무제표와 단기 실적뿐 아니라 기술 수준과 상용화 가능성, 투자 이후 기업가치를 높일 능력을 함께 평가한다. 지식재산권(IP) 가치평가나 기술평가를 받은 기업에 대한 투자도 유도한다. 운용인력이 해당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기술기업에 투자한 경험과 성과가 있는지도 살핀다. 우수 인력이 장기간 펀드를 맡을 수 있도록 적절한 성과보상체계를 갖췄는지도 평가 대상에 포함한다.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기술기업에 한 차례만 투자하고 끝내지 않도록 후속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도 마련한다. 다른 정책펀드와 연계해 투자를 이어가거나 같은 펀드에서 추가로 자금을 공급한 운용사에는 다음 운용사 선정 때 실적을 우대한다. 반대로 펀드 취지와 달리 투자금을 일찍 회수하면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검토한다.

금융위는 미래 핵심기술 투자에 특화된 자산운용사인 ‘KSTP’ 설립도 지원한다. 기술의 가치와 시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전문가와 장기 투자자금을 조달·운용할 금융인력을 한데 모아 미래 전략기술 투자를 전문적으로 맡기겠다는 구상이다.

이 위원장은 “우리나라에는 전략기술 투자를 이끌 전문역량을 갖춘 운용사가 부재한 것이 냉엄한 현실”이라며 “미래의 게임체인저를 먼저 발견하고 기술이 산업으로 꽃필 때까지 함께하는 인내자본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업계도 양자컴퓨팅과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등은 상용화와 투자금 회수까지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만큼 장기 자금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술기업이 성과를 내기 직전에 후속투자가 끊겨 사업이 좌초되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팀장은 “최대 15년의 존속기간과 77%의 정책자금 비중 등은 자금시장과 산업현장의 괴리를 겨냥한 진일보한 설계”라며 “후속투자와 투자 지분을 사고파는 세컨더리 시장이 제대로 작동해 연기금 등 민간자금 유입으로 이어진다면 첨단산업 육성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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