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솽쯔 ‘대만작가 첫 부커상’ 영예…중국어로 썼지만, 중국선 못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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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솽쯔 ‘대만작가 첫 부커상’ 영예…중국어로 썼지만, 중국선 못본다

업데이트 : 2026.05.20 10:36 닫기

‘대만 유람기’ 중국어 소설 첫 수상
19388년 식민지 대만온 日소설가
문화적 경험과 로맨스 풀어낸 작품
“로맨스와 탈식민주의 동시에 성취”
영어번역본 전미도서상…中 미출간

양솽쯔 작가

양솽쯔 작가

대만의 복잡한 역사와 다채로운 식문화를 로맨스 속에 녹여낸 소설 ‘대만 유람기(Taiwan Travelogue·한국어판은 1938 타이완 여행기)’가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인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거머쥐었다. 중국어로 쓴 소설은 처음이고 대만 작가가 수상한 것도 처음이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양솽쯔(楊双子·42) 작가와 번역가 린킹(金翎)이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수상으로 두 사람은 상금 5만파운드(약 1억 원)를 절반씩 받는다.

이 소설은 대만이 일본의 식민지였던 1938년을 배경으로 한다. 소설은 한 젊은 일본인 여성 소설가가 대만 현지의 삶을 체험하고, 특히 대만의 다양한 미식을 맛보겠다는 포부를 안고 섬에 도착하면서 시작한다. 그녀는 곧 대만인 여성 번역가와 깊은 사랑에 빠지지만, 식민지 지배국과 피지배국이라는 높은 현실의 벽과 갈등에 부딪히게 된다.

이 소설에는 실제 번역가와 가상의 번역가들이 작성한 여러 편의 후기와 수많은 각주가 포함되어 있어, 문학계에서는 “번역을 향한 일종의 러브레터”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올해 심사위원장을 맡은 작가 나타샤 브라운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 소설은 로맨스 소설인 동시에 날카로운 탈식민주의 소설이라는 놀라운 두 가지 성취를 동시에 이루어냈다”라며, 형식적인 화려함을 넘어 “완전히 몰입감 있고 맛깔스러운 사랑 이야기”라고 극찬했다.

만화 및 비디오 게임 스크립트 작가로도 활동 중인 양 작가는 인터뷰를 통해 “일본 식민주의에 대한 대만인들의 ‘혐오와 향수가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풀어내고 싶었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또한 테마인 여행과 음식을 연구하느라 “통장 잔고는 줄고 몸무게는 늘었다”는 유쾌한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영어판 ‘대만 유람기’

영어판 ‘대만 유람기’

이 소설은 이미 출간 당시부터 국내외 평단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2020년 대만 원서 출간 직후에는 대만 최고 권위의 문학상 중 하나인 ‘골든 트라이포드 상’ 수상했다. 대만을 자국 영토라 주장하는 중국 내에서는 현재 출간되지 않았지만, 2024년 영어 번역본은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수상했다.

올해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에는 전 세계의 쟁쟁한 작품 6편이 경합을 벌였다. 다니엘 켈만의 ‘The Director’, 마리 은디아이 ‘The Witch’, 아나 파울라 마이아 ‘On Earth As It Is Beneath’, 시다 바지아 ‘The Nights Are Quiet in Tehran’, 레네 카라바시 ‘She Who Remains’가 함께 후보에 올랐다.

수상자로 지명된 후 무대에 오른 양 작가는 번역가 린킹의 통역을 통해 대만 문학의 의의와 자유를 향한 열망을 담은 감동적인 소설을 전했다.

양 작가는 “문학은 결코 단 한 번도 영토를 양보하거나 사람 사이의 대화를 포기한 적이 없다”라며, “대만 문학이 걸어온 지난 100년의 탐구는, 사실 대만인들이 자유와 평등을 추구해 온 100년의 여정 그 자체”라고 강조해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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