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세에 첫 클래식 앨범…英 클래식 차트 1위제빵사 아버지의 빵, 평생 간직한 추억10대부터 작곡…60년 묵은 선율 세상 밖으로 등록 2026-09-01 오후 5:00:04 수정 2026-09-01 오후 5:00:04 가 가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그자의 간을 파바빈(누에콩)과 이탈리아산 키안티 와인을 곁들여 먹었지.”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희대의 식인 살인마 한니발 렉터를 연기한 앤서니 홉킨스(88)가 남긴 섬뜩한 명대사다. 불과 16분 남짓한 출연으로 전 세계 관객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바로 그 홉킨스가 최근에는 전혀 다른 얼굴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번에는 배우가 아니라 ‘작곡가’다. 홉킨스가 지난달 21일 데카 클래식을 통해 내놓은 클래식 앨범 ‘라이프 이즈 어 드림(Life Is A Dream)’이 30일(현지시간) 영국 오피셜 클래식 차트 정상에 올랐다.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하고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앨범에는 홉킨스가 60여년에 걸쳐 써온 관현악 작품 12곡이 담겼다. 88세에 작곡가라는 또 하나의 이름을 꺼내든 명배우가 데뷔 앨범으로 차트 정상까지 밟은 것이다. 작곡가 홉킨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한니발 렉터와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또 하나의 ‘반전 스토리’가 있다. 스크린에서는 사람의 간과 와인을 이야기하며 관객을 얼어붙게 했던 그에게도 평생 잊지 못한 맛이 있다고 한다. 바로 어린 시절 아버지가 구워준 ‘빵’이다. 홉킨스는 1937년 영국 웨일스 남부 포트탤벗의 제빵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리처드 아서 홉킨스도 제빵사였고 할아버지 역시 빵을 구웠다. 가족은 빵집 위층에서 살기도 했다. 아버지는 새벽 4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일하고 휴가도 제대로 가지 못할 만큼 고된 삶을 살았다. 훗날 홉킨스는 그런 부모를 떠올리며 “그들은 정말 열심히 일했고 내게 삶의 가치관을 물려줬다”고 회상했다. 할아버지 역시 제빵사였다는 사실도 여러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다. 고단하게 일하던 아버지가 어린 아들을 위해 챙겨놓는 것이 있었다. 오븐 안에 남겨둔 빵 한 덩이였다. 홉킨스는 그 빵을 발견하면 잘라서 버터와 땅콩버터를 바르고 바나나까지 얹어 먹었다. 얼마나 좋아했던지 훗날 당시 자신을 ‘야만인’ 같았다고 표현했다. 빵을 정신없이 먹어치우는 ‘괴물’이었다는 농담도 했다. 홉킨스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거칠고 무뚝뚝했지만 평생 자신의 몸을 써가며 일한 사람이었다. 폐렴에 걸려 땀을 흘리...
‘양들의 침묵’ 식인 살인마의 반전…‘작곡가 변신’ 홉킨스가 평생 못 잊은 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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