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스로픽은 29일(현지 시간) 자사 AI 모델 ‘클로드’를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에서 직접 구동할 수 있도록 배포했다고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반도체 ‘블랙웰 울트라’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다. 그동안 애저 고객도 클로드를 쓸 수는 있었지만, 외부 서비스를 호출해서 사용하는 방식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제는 애저 안에서 클로드를 직접 구동할 수 있게 되면서, 데이터 이전 규제가 까다로운 기업과 공공기관 등의 애저 고객사들이 클로드를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협력은 지난해 11월 세 회사가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의 후속 조치다. 당시 엔비디아와 MS는 앤스로픽에 각각 100억 달러(약 15조 원), 50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고, 앤스로픽은 엔비디아 칩 기반의 MS 클라우드 서비스를 대규모로 사들이기로 했다. 당시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점점 서로의 고객이 될 것”이라며 “MS는 앤스로픽 모델을 쓰고, 앤스로픽은 우리의 인프라를 쓰면서 함께 시장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모델, 클라우드, 반도체를 묶은 협력 구상이 상용화되면서 앤스로픽은 MS 애저 고객을 끌어안으며 기업용 AI 시장의 접점을 넓히게 됐다. MS로서도 핵심 파트너인 오픈AI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자사 클라우드에서 고를 수 있는 AI 모델을 늘리게 됐다. 엔비디아 역시 모델 학습에 이어 실제 서비스를 굴리는 추론 시장에서 자사 반도체의 입지를 다지게 됐다.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을 두고 AI 경쟁의 축이 ‘개별 모델 성능 경쟁’에서 모델과 클라우드, 반도체를 한데 묶는 ‘생태계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모델 기업은 더 많은 클라우드 고객을 확보하고, 클라우드 기업은 여러 모델을 품어 고객 이탈을 막는다. 반도체 기업은 어느 진영이 커지더라도 자사 칩이 쓰이도록 동맹을 늘리는 구조다.
미국 증권사 DA 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기술리서치 책임자는 로이터에 “기업들이 파트너십을 통해 더 많은 수요를 만들며 하나의 모델에 의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저스틴 보이타노 엔비디아 기업용 컴퓨팅 담당 총괄은 “클로드가 애저에서 엔비디아 GPU 기반으로 제공되며 더 많은 조직이 전문 AI 에이전트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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