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때문에 참고 살았지만”…황혼 이혼, 35년만에 신혼 이혼 앞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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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때문에 참고 살았지만”…황혼 이혼, 35년만에 신혼 이혼 앞질러

입력 : 2026.05.05 16:17

작년 혼인 기간 30년 이상 부부
이혼 건수는 1만5628건
5년 미만 이혼 건수보다 1236건 많아
작년 여성 대상 이혼 상담 4013건
이중 60대 이상 전체 22.1%

황혼 이혼 [연합뉴스]

황혼 이혼 [연합뉴스]

지난해 ‘황혼 이혼’이 1990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신혼 이혼’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가데이터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기간이 3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 건수는 1만5628건으로 혼인 기간이 5년이 채 안 된 부부의 이혼 건수(1만4392건)보다 1236건이 더 많았다.

황혼 이혼은 2024년 이후 2년 연속 증가한 반면, 신혼 이혼은 2020년부터 작년까지 6년 연속 감소했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0년만 해도 신혼 이혼 건수는 1만8053건으로 황혼 이혼(368건)보다 49배가량 많았다. 2000년대 들어서도 신혼 이혼은 황혼 이혼보다 매년 2만6000~3만5000건쯤 더 많았지만, 격차는 점차 좁혀졌다.

2018년에는 그 차이가 9629건으로 1만건 아래로 줄었고, 2024년엔 114건까지 줄었다. 그러다 지난해 황혼 이혼이 신혼 이혼을 앞서게 됐다.

이혼 상담자 중에서도 고령층 비율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 지난 2월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발표한 상담 통계를 보면 작년 여성 대상 이혼 상담 4013건 중 60대 이상이 전체의 22.1%를 차지했다. 2005년에는 이 비율이 5.8%에 불과했지만, 20년 만에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인구 구조가 변화한 영향이 크다. 고령화로 중장년층 인구 비율이 늘어난 반면, 2030세대 인구 비율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 인구 중 50대 이상 연령대 비율은 45.14%(국가데이터처 장래인구추계)로 20년 전(23.69%)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비해 20~30대 비율은 33.75%에서 25.37%로 감소했다.

인구 절벽 여파로 ‘이혼 후보군’인 20~30대가 다수인 신혼부부의 절대적인 수는 줄어드는 반면, 50대 이상 부부들의 수는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외벌이가 흔했던 과거와 달리, 50대의 주축인 1970년대생들부터는 경제력을 갖춘 고학력 여성들이 늘고, 대신 식사·청소 등 가사에도 익숙한 남성들도 많아진 영향도 황혼 이혼 증가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어진 집값 상승이 황혼 이혼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가치가 높을수록 부부가 재산 분할 과정에서 각자 챙길 수 있는 몫이 늘어나게 되는 만큼, 집값 상승이 이혼을 망설이게 했던 경제적 우려를 거둬내는 효과를 내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이혼으로 재산 분할을 하면 공동 재산을 나누는 것이어서 증여세 등을 내지 않기 때문에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일부 고가 주택을 가진 중장년층이 집값 급등기에 ‘위장 이혼’을 하면서 황혼 이혼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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