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상원표결 찬반 동수
밴스 부통령 찬성으로 가결
외교안보 핵심 3인 모두 인준
해외 미군 전력평가 시동
“인도태평양서 중국 억제
동맹·파트너와 협력할 것”
주한미군 규모 영향 촉각
25일(현지시간) JD 밴스 부통령이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의 취임식에서 미군의 해외 병력 재배치를 시사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군 운영 방침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밴스 부통령 스스로도 이라크 파병 경험이 있는 만큼, 전쟁 참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선거 운동 과정에서 미국의 자원을 다른 나라의 안보를 위해 사용하는 것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내비쳤던 바 있다.
헤그세스 장관 역시 인사청문회에서 인도·태평양 등 전세계 미군 태세의 재점검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재 2만8500여명이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 규모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취임 선서를 마친 뒤 “우리는 미군을 우선할 것이며 힘을 통해 평화를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그는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후 전군에 배포한 메시지에서 “우리는 인도태평양에서 중국 공산당의 공격성을 억제하고, 전쟁을 책임 있게 끝내고 주요 위협 대응으로 전환한다는 대통령의 우선순위를 지지하기 위해 동맹들과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싸워야 한다면 압도적이고 단호한 힘으로 적과 맞서 격파하고 우리 군을 집으로 데려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으로 성비위 의혹과 음주 문제, 자질 부족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한때 낙마 위기에 몰렸지만, 가까스로 인준에 이를 수 있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이어 헤그세스 장관의 인준으로 지난 20일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핵심 인사 3명이 모두 상원 인준을 통과하게 됐다.
미국 민주당은 루비오 장관과 랫클리프 국장의 인준에 대해 도움을 줬지만, 헤그세스 장관에 대해서는 극렬한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비록 헤그세스 장관은 인준에는 성공했지만, 그의 인준 과정은 상원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의 역학관계가 다시 한 번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24일 오후 늦게 워싱턴 DC의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진행된 헤그세스 장관의 인준은 상원의장을 겸직하는 JD 밴스 부통령의 ‘타이 브레이커’(찬반 균형을 깨는 한 표)‘로 인해 아슬아슬하게 가결 처리됐다.
찬반이 50대 50으로 양분되면서 밴스 부통령이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상원 인준에서 타이 브레이커로 인준이 통과된 것은 미국 역사상 두번째다.
이 과정에서 전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를 지낸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의원에 이목이 집중된다.
그동안 헤그세스 장관에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해온 공화당 소속 리사 머코스키 의원(알래스카)과 수전 콜린스 의원(메인) 등이 있었지만, 이날 매코널 의원이 추가로 반대표를 던지면서 공화당 이탈표가 3명이 됐다.
‘공화당 내 야당’으로 꼽히는 매코널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의식하는 인물로 꼽힌다. 24~25일 노스캐롤라이나·캘리포니아·네바다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매코널의 반대표 행사를 뒤늦게 알고 당혹스러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매코널의 반대표 행사를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매코널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 국민의 안보와 우리의 글로벌 이익에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매일의 시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해그세스는 아직까지 이 시험을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그가 취임하면 실패의 결과는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그는 권력을 행사하는 방법을 알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