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주사제로 변환하는 기술
아스트라제네카와 파트너십
항암제 3종 공동개발하기로
내달 계약금만 660억원 받아
"독보적 기술력 인정받아
특허분쟁 사실상 종료된셈"
알테오젠이 독보적인 '피하주사(SC) 제형 기술'로 또 한 번 기술이전에서 새 역사를 썼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SC 제형 항암제를 개발하는 이번 계약은 총 2조원대에 달하는 딜로, 즉시 수령 계약금만 660억원이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11월 일본 다이이찌산쿄 이후 4개월여 만에 추가로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알테오젠은 '메드이뮨'의 미국·영국법인과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 원천기술(ALT-B4) 관련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2건 체결했다고 17일 공시했다. 메드이뮨은 아스트라제네카의 글로벌 바이오 연구개발 부문 자회사로, 계약 규모는 계약금 4500만달러를 포함해 총 13억5000만달러(약 1조9638억원)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자사 항암제에 SC 제형 전환기술을 활용하면 특허 만료를 방어할 수 있다는 점이 ALT-B4의 인기 요인이다.
미국과 영국의 계약 내용이 각각 다르다. 우선 메드이뮨 미국법인과는 ALT-B4를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암제 1종에 적용해 SC 제형으로 개발하고 상업화하는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이 291억원이다. 메드이뮨 미국법인은 ALT-B4를 적용한 제품의 임상과 품목허가, 상업화에 따라 최대 8438억원의 마일스톤을 지급한다.
메드이뮨 영국법인과는 총 2개의 항암제에 ALT-B4를 적용해 개발·상업화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364억원과 2개 제품에 대한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최대 1조547억원을 지급받게 된다. 두 건의 계약금은 4월 16일 이전에 지급받을 예정이다.
이번 계약으로 최근 알테오젠을 둘러싸고 불거진 특허 분쟁 우려가 사실상 해소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말 알테오젠과 키트루다SC를 개발한 파트너사 머크는 미국 특허청에 SC 제형 전환기술을 보유한 또 다른 기업인 할로자임을 상대로 특허무효심판을 제기했다. 할로자임이 키트루다SC의 출시 등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테오젠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불거지자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다만 최근에는 할로자임이 머크와의 소송에서 합의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세계적 혁신치료제 개발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우리 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은 대단한 발전"이라며 "다양한 분야의 실사를 거쳐 안정성을 확인하고 체결한 계약인 만큼 빠른 개발을 통해 많은 환자에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안 마사체시 아스트라제네카 최고의료책임자는 "자사가 보유한 여러 자산에 대해 알테오젠과 협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암 치료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SC 옵션을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1028억원, 영업이익은 254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알테오젠은 전일 대비 12.12%(4만7500원) 오른 43만9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23조4336억원에 달했다.
피하주사(SC) 기술
알테오젠이 보유한 ALT-B4는 정맥주사(IV) 치료제를 쉽게 주사할 수 있는 SC 제형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환자가 병원을 찾아 4~5시간 동안 맞아야 하는 IV 제형과 달리 SC 제형을 활용하면 집에서도 5분 내로 스스로 주사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SC 제형 전환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알테오젠과 미국 할로자임 단 두 곳뿐이다.
[김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