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악! 악!" 엉덩방아 찧은 후 1년 뒤 사망?…의사들 '경고'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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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12.05 09:27 수정2025.12.05 09:27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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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중심으로 첫눈이 오면서 도로 곳곳이 빙판길로 변했다. 내린 눈이 그대로 얼어 붙어 도로가 미끄러워지면서 낙상 위험은 높아졌다. 노년층이나 골다공증을 앓고 있던 사람은 낙상이 골절과 장기 치료로 이어질 수 있어 더 주의해야 한다.

김상민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5일 "겨울철 낙상은 단순 타박상으로 끝나지 않고 고관절 골절과 같은 중증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보행 습관과 외출 환경을 평소보다 더 엄격히 점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겨울철 골절상은 대부분 미끄러운 빙판길을 걷다가 생긴다. 겨울엔 두꺼운 외투나 여러 겹으로 껴입은 옷 때문에 다른 계절보다 민첩성이 떨어지고 근육이나 관절이 경직 돼 사고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넘어지면서 손목이나 발목을 다치기 쉬운 데다 심하면 고관절이나 척추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 가장 주의해야 할 부위는 엉덩이뼈인 고관절이다.

고관절 골절은 흔히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부위가 부러지는 것이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체중을 견딜 수 없게 돼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 거동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 때문에 수개월 간 침상 생활이 힘들어진다. 이로 인해 폐렴, 욕창, 혈전 등 2차 합병증이 생길 위험은 높아진다.

고관절 골절 수술환자의 1년 내 사망률은 14.7%, 2년 내 사망률은 24.3%다. 고관절 골절은 적절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1년 내 사망률이 25%, 2년은 70%에 달할 정도로 상당히 높다.

김 교수는 "고관절 골절은 한번 발생하면 여성 기준으로 2명 중 1명이 기동 능력과 독립성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네 명 중 한 명이 장기간 요양기관이나 집에서 보호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게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고 했다.

빙판길이 넘어질 때 꼬리뼈 주변 근육에 충격이 가해지면 주변 조직이 긴장되고 앉거나 자세를 유지하는 데 불편을 호소할 수 있다. 이때는 대둔근·이상근·다열근 등 꼬리뼈 주변 근육을 이완하고 근막 긴장을 완화해 회복을 돕는 관리가 필요하다.

초기엔 통증이 크지 않아도 긴장이 이어지면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증상이 계속되면 전문의 진료를 통해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는 게 좋다.

빙판길에서 미끄러질 뻔해 중심을 잡는 과정에서 허리를 삐끗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상황을 겪은 뒤엔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릎을 굽혀 다리 아래에 베개를 두고 눕는 자세를 유지하는 게 도움된다. 초기 가벼운 통증이라면 냉찜질과 소염제 복용으로 조절할 수 있다.

고령층은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단순 통증으로 여기고 넘어가선 안 된다. 빙판길에서 낙상이 있었다면 통증 정도와 관계없이 병원 방문을 권장한다. 정확한 진단과 평가를 통해 추가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낙상을 예방하려면 일상적인 보행 습관부터 세심하게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걷는 속도를 줄이고 보폭을 좁히면 균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행동은 넘어졌을 때 몸을 제대로 지탱하지 못하게 해 부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삼가야 한다.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고무창 신발을 선택하고 지나치게 긴 바지나 헐렁한 옷처럼 발에 걸려 보행을 방해할 수 있는 요소를 미리 조정하는 게 좋다. 겨울철엔 옷차림이 부피감 있어 민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외출 전 복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게 좋다.

한파·폭설·빙판 등 기상 악화로 낙상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는 날엔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는 게 중요하다. 이동이 필요하면 경로를 미리 살피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 서두르지 않는 게 좋다. 이동할 땐 난간이나 지지물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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