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 신축 임장 동행해보니
투자 관심많은 젊은 직장인
8만원 내고 19개 단지 투어
또래끼리 내집마련 정보 공유
"사실 제 드림 하우스는 '밥 주는 아파트'예요."
지난 15일 서울 강동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진행된 '임장크루(임장 소모임)'에서 만난 A씨는 올해 결혼해 경기 하남시에 거주하고 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까지 준비하며 부동산 공부에 한창이라는 그는 자신이 가장 가고 싶은 아파트로 조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명 '밥 주는 아파트'를 꼽았다.
부부가 전문직 종사자인 만큼 바쁜 근무로 식사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사둔 식재료도 빨리 상하기 때문이다. 현재 월급의 90%를 저축하며 '내 집 마련'을 꿈꾸는 그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을 포함해 서울의 여러 아파트를 물색하면서 이 모임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도 참석한 임장크루는 유로로 8만원 상당 비용에 올림픽파크포레온부터 고덕 그라시움까지 강동구 19개 아파트를 둘러보는 코스로 구성됐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 2시간 이상 임장에 나서는 코스였지만, 참석자가 14명에 달했다.
참석자 중 2030세대는 대부분 신혼부부나 근무지를 송파구에 둔 직장인. 서울의 '높은 집값'과 '투자 가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임장크루를 찾은 것이다. 직장이 송파이며 하남시에 신혼집을 마련한 B씨(35)가 대표적이다. B씨는 깔끔한 준신축 아파트에 거주하는데, 하남 스타필드 등 대형 쇼핑몰이 가까워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서울로 입성해야 한다"는 주변의 잔소리에 고민이 생겨 임장에 나섰다.
이런 임장크루가 생겨난 것은 최근 1~2년 사이 일이다. MZ세대 사이에 유행하던 기존 러닝크루(조깅 동호회), 댄스크루(춤 동호회)에서 부동산 동호회를 통해 떼로 몰려다니는 형태로 현장을 답사하는 게 최신 풍속도가 됐다. 주말에 영화관, 놀이공원 등으로 데이트를 가는 대신 커플끼리 임장하는 사례도 있다.
B씨는 "혼자 공부할 수도 있지만 목적과 나이가 비슷한 세대끼리 다녀보고 정보를 공유하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직장·교통 등 지역에 대한 기본 정보부터 아파트 재건축 단계, 특목고를 잘 보내는 명문 중학교·고등학교 등 세부적인 내용이 다뤄졌다. 부동산 공부에만 1000만원을 썼다는 '프로 임장러'가 아파트 시설을 찾아보고 함께 리뷰하는 시간도 갖도록 했지만 이미 알려진 정보들이 대부분이었다.
[위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