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그루 본인 제공 |
배우 한그루(32)가 소속사 없이 '홀로', 101부작 '신데렐라 게임' 대장정을 끝마친 소회를 밝혔다.
한그루는 지난해 12월 2일부터 올해 4월 25일까지 KBS 2TV 일일드라마 '신데렐라 게임'으로 시청자들을 찾아간 바 있다. 주인공 구하나 역할을 맡아 무려 8개월간 이어진 촬영, 101부작 대장정을 이끌어간 한그루. 결국 최고 시청률 12.5%를 찍고 성공적인 본업 복귀를 알렸다.
극 중 한그루는 희생의 아이콘에서 '복수의 화신'으로 다시 태어난 열혈 처녀가장 구하나 역할을 완벽 소화, 긴 공백기가 무색하게 진가를 발휘했다. 2024년 드라마 '야한(夜限) 사진관'으로 안방극장 문을 두드리긴 했으나, '연애 말고 결혼'(2014) 이후 주연으로서 전면에 나선 건 '신데렐라 게임'이 처음이다.
더욱이 한그루는 '돌싱맘'이 된 뒤 연기 활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대중의 관심을 더했다. 2015년 결혼과 함께 공백기를 가졌던 그는 결국 2022년 이혼 소식을 전했으며, 이후 2017년 출산한 쌍둥이 남매를 홀로 키우고 있다.
특히 한그루는 본격 복귀작인 '신데렐라 게임'을 '다자녀 싱글맘'임에도 불구하고 소속사 없이 홀로 해내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스타뉴스와의 인터뷰 자리에도 매니저나 스타일리스트 등 이례적으로 어떠한 관계자도 대동하지 않고 혼자 나타나는 행보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손님들이 오가는 개방된 공간에서도 시종일관 솔직 담백하게 질의에 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한그루. 급기야 "'신데렐라 게임' 너무 재밌게 잘 봤어요"라고 응원을 보내는 중년팬도 등장, 한그루가 친근하게 화답하며 그의 인기를 실시간으로 체감케 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한그루 |
먼저 이날 한그루는 '신데렐라 게임'을 끝낸 소회에 대해 "사실 '언제 끝나지' 싶었다. 101부작이라는 게 진짜 길지 않나. 그리고 촬영 초반 땐 스케줄이 일주일에 6일을 찍어야 했다. 4개월쯤 지나서야 일주일에 5일 정도가 됐다. 그래서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컸다. 운전도 해야 하고, 스케줄 관리도 직접해야 하고, 연기도 해야 하고, 또 애들도 봐야 했으니까. 이제 딱 끝나니까, 속이 뻥 뚫린 것처럼 시원하고 섭섭하고 그렇다"라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직접 다 해보니까, 회사를 바라보는 입장이 달라졌다. 소속사가 열심히 안 해서 배우들이 일을 못하고, 이건 진짜 아니라는 걸 느꼈다. 그만큼 진짜 업계 상황이 어렵고 캐스팅 과정들이 쉽지 않더라. 기획사도 참 힘들겠다 싶더라. 전 소속사도 그렇고 이전 대표님들과 다 잘 지내고 있는데, 새삼 더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다"라고 성숙해진 내면을 드러냈다.
일일극으로 발걸음이 향한 건 데뷔 무렵인 2011년 MBC '오늘만 같아라' 이후 14년 만이었다. 그간 미니시리즈 여주인공으로서 주목받았던 한그루이기에, 오랜만의 복귀라 한들 과감한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이에 대해 한그루는 "젊은 배우들이 일일드라마를 다시 하는 걸 꺼려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일단 뭐든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그리고 일일드라마는 연륜 있는 선생님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저한테는 더욱 필요하겠다 봤다. 대본을 받았을 때 제가 나영희 선생님과 붙는 게 주가 되는 걸 알고, 너무 함께하고 싶었다"라고 연기 열정을 내비쳤다.
더불어 한그루는 "사실 이제 제가 내놓을 수 있는 '키'가 무엇일까, 얘기를 한다면 저는 제 또래 배우들이 가는 길과는 달라졌다는 거다. 제 또래 배우들이 한창 일을 하며 계속 주인공을 하고 점점 올라가고 있을 때 저는 결혼, 출산, 육아로 공백기가 길어졌으니까 말이다. 이혼으로 또다시 시작하는 입장이기도 하고, 아기 엄마에, '싱글맘'이지 않나. 제가 다시 연기를 하러 돌아왔을 때 제 목표라고 한다면, 연기가 너무 재밌어서 하고 싶은 것도 맞지만 아이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간절함도 컸다. 그래서 또래 배우들이 힘들어하는 역할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다는 거, 그걸 장점으로 내세우고 싶다. 목표가 명확해지니까, 선택에 있어서 주저함이 없어지더라"라고 뚝심 있게 말했다.
/사진=KBS 2TV |
한그루는 "'신데렐라 게임'은 정말 저에겐 모든 면에서 도전이었다. 이걸 끝내니까 이제 다 해낼 수 있겠다 싶을 정도다. 이렇게 표독스러운 연기를 한 것도 처음이라 재밌었다"라며 "그리고 무엇보다 나영희, 김혜옥, 지수원, 최종환 선배님께 큰 자극을 받았다. 저 정도 경력과 실력이면 대충 눈 감고도 잘 연기하실 거 같은데, 항상 대기실에서 대본을 안 놓고 계시더라. 이런 모습이 배움 그 자체였다. 선생님들도 이렇게 하시는데 '내가 뭐라고, 나태해지면 안 되겠다, 나는 앞으로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제가 인복이 많은 사람인데 이번 작품에서도 인복이 완전히 좋았다"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올해 초등학교 2학년생이 된 쌍둥이 남매들에게도 아낌없는 응원을 받았다고. 한그루는 "애들이 비록 드라마는 못 보지만, TV에서 예고편이 흐르면 엄마가 나온다고 좋아한다. 학교에 가선 엄마가 '신데렐라 게임'에 출연한다고 선생님들께 자랑하고 다녀서 좀 창피하기도 했다(웃음). 식당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알아보시고 하니까 신기해하더라"라고 얘기했다.